대한불교조계종의 출가 연령 제한이 40살 이하에서 50살 이하로 완화됐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10일 오후 열린 제169회 정기중앙종회에서 이런 내용의 조계종 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조계종은 국제통화기금 체제 뒤 40살 이상 출가자가 20% 이상 늘자 실업과 가정 파탄 등으로 인한 현실회피나 노후 복지성 출가가 늘어 행자교육원의 분위기가 흐려지고 중도 탈락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2002년 9월 출가가 가능한 나이를 종전 ’15살 이상 50살 이하‘에서 ’15살 이상 40살 이하‘로 조정했다. 그러나 조계종의 출가 제한이 석가모니의 출가 권유 정신에 어긋나고, 경전과 율장, 불교 역사 등 어디에도 유례가 없는데다 뒤늦게 발심해 수도를 원하는 이들의 출가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데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더구나 출가자들을 교육하는 조계종 행자교육원 수료자 수가 1999년 520명에서 2003년 370명, 2004년 300여명으로 크게 떨어져 99년에 비해 42%가 급감했다. 대신 50살까지 출가자를 받는 태고종엔 40대가 넘는 전문직이나 고학력 출신 출가자들이 대거 몰렸다.
조계종이 불교계에 동자승이 사라져 20살 이하의 동진 출가자가 거의 없고, 승가대와 강원의 입학생도 고령화되는 추세를 감안하지 않은 채 ‘나이 든 출가자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출가를 제한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데도 여전히 출가연령을 완화하는데 대한 승려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중앙종회의 의원 81명의 상당수가 퇴장한 가운데 42명만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이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40~50살의 중년에게도 출가 길이 열린 셈이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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