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천성산 관통터널 굴착공사에 반대하며 다시 단식 중인 지율 스님이 경북 모처에 있는 도반의 토굴에 기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님의 동생 조경자(36) 씨는 30일 오전 ‘초록의 공명’ 회원들에게 보낸 ‘생명을 건 약속’이라는 제목의 메일에서 “29일 경북의 모처에 머물고 있는 스님을 만나고 왔다”면서 “스님 언니는 30㎏ 남짓한 메마른 몸으로 부서질 듯 야위어 차마 안아볼 수도 없다”고 썼다.
조씨는 “(스님이) 이제는 기운이 쇠진해져 몸은 마비가 오고 눈은 침침하지만 틈틈히 정신을 가다듬고 기도 정진하며 보내는 이 시간들이 4년간 천성산을 지키며 살아온 시간 중에 가장 호강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말에 가슴이 미어지듯 아팠다”고 했다.
조씨는 또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도 많고 좋은 분들도 너무 많았는데 걱정만 끼치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너무 못드리고 살았다고 했다”며 지율 스님의 말을 전했다.
4차례에 걸쳐 무려 241일간 단식을 했던 지율 스님은 천성산 환경공동조사가 무산되자 잠적한 뒤 현재 100일 넘게 단식 중이며, 지난 3일부터 6일 간 경기도 여주 신륵사에 머물다 은신처가 노출되자 다시 잠적했었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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