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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현장에서] 다시 도진 대형교회 ‘고질병’

등록 2006-01-02 20:07

세계 최대 교회라는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당회장 조용기 목사가 1일 0시 송구영신 예배에서 ‘시무 연장’을 공표했다. 70살로 정년을 맞은 조 목사가 앞으로 5년 더 당회장직을 수행키로 한 것이다.

그는 2년 전 “70살이 되면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2000년부터 교회 건물이 그의 아들 조희준씨가 대표로 돼 있는 회사에 담보로 제공되는가 하면 2001년 6월엔 역시 <국민일보> 회장이던 조씨가 탈세 혐의로 구속되는 등 그와 가족들을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의 은퇴 약속이 이처럼 헌신짝처럼 버려지자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이달 안으로 조 목사와 일부 실무 장로들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비리문제가 ‘자정’의 손을 넘어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조 목사는 은퇴 번복 결정에 대해 “성도들의 줄기찬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지난해 11월 임시공동의회를 열어 시무연장안을 무려 99.8%의 찬성률로 가결했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1인 지배’ 등 대형 교회의 고질병에 대한 비판과 불신의 골을 더욱 깊게 파 놓았다. ‘조 목사 은퇴’와 ‘친인척 특혜 부분 자정’ 요구에 대한 조 목사와 장로들의 약속을 믿고, “우리는 교회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건강하게 만들려는 것”이라며 고발을 미루고 약속 이행을 지켜보았던 교회개혁실천연대의 기대마저 부질없는 것으로 만든 탓이다.

‘떠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이형기 시인의 <낙화>를 예비했던 한국 개신교한테 조 목사는 오히려 더 무거운 짐을 얹어주었다.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한다’는 송구영신 예배에서 말이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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