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택 교수 지관스님 발언 우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가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는 시점에서도 황 박사를 옹호하는 불교계에 대해 불교학 전공 교수가 비판하고 나섰다.
계간 불교평론 주간인 조성택(49·철학과·불교학 전공) 고려대 교수는 곧 출간되는 이 잡지 2006년 봄호 권두언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지관 스님은 지난 2일 <불교방송>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어떤 종교는 성체줄기세포는 괜찮고 황 교수 연구는 안 된다고 반대를 하는데, 서양윤리에 구애받아서는 안된다. 일단 황 박사는 한국 국민이며, 한국 국민이 어떤 분야이든 남보다 앞서 나간다면 박수를 쳐줘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앞서 나가는 한국인에 대한 지지’가 결과만 좋으면 과정을 무시해도 좋다는 의미는 결코 아닐 것이지만 듣기에 따라 그런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또 “생명과학을 둘러싼 윤리문제의 제기가 반드시 기독교나 서양의 입장만은 아니고, 배아줄기세포를 중심으로 하는 황 교수의 연구 방식이 반드시 불교적으로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며 “더 중요한 것은 그 발언이 어떤 점에서는 서양 윤리와 구별되는 불교만의 ‘독특한 윤리’가 있다는 것으로 오해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나아가 ‘원천기술’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촛불시위 등 불교계 내에서 일고 있는 황 교수에 대한 잇단 지지 운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불교계에선 지관 스님이 지난달 10일 황 교수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을 위로 방문해 지지를 천명한 것을 비롯해 서울 강남 봉은사에서 불자 2천여 명이 지난달 31일 오후 10시부터 황 교수의 원천기술확인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여는가 하면 ‘황우석 박사 지키기 재가불자들의 모임’을 이끄는 김재일 동산반야회 회장이 “6개월의 시간을 주면 원천기술 선보일 것”이라는 황 교수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나서기도 했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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