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종교의 ‘믿음’ 알면 폭력 휘두르진 않을텐데”
지난해 7월 지하철과 버스에 대한 무슬림들의 폭탄 테러로 인한 상흔이 가시지 않은 영국 런던. 런던 시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의 하나인 리젠트공원 안에 황금색으로 우뚝 쏟아 있는 모스크인 이슬람문화센터 겸 런던 중앙성원. 한국의 여성수도자 삼소회원들이 영국에서 기독교에 이어 두 번째 큰 종교인 이슬람의 대표격인 아흐메드 알 두바얀 사무총장을 찾았다.
서방과 무슬림과 불화가 일어날 때마다 기자들이 가장 먼저 달려올만큼 그는 영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중 한 명이다. 그 와중에도 그는 여러 종교 수도자들의 모임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며 종교 간 화합의 길을 제시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상대방의 믿음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두바얀 총장은 요즘 유럽 전역에서 무슬림들의 항의 사태를 빚은 덴마크 만화가의 마호메트 풍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무슬림들은 그 만화에서 상당한 모욕을 느껴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며 “만약 예수님이나 부처님에 대해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기독교인이나 불교인들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렇게 서로 알게 된다면,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취했을 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는 그러나 무슬림들의 폭력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무슬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슬림들이 바미안석불을 파괴했을 때도 “‘영국의 수많은 무슬림들이 제발 불교도들이 그들의 종교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내버려두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마호메트 생존 당시 이집트와 중국까지 무슬림들이 진출했는데, 그들은 지금의 무슬림보다 더 신앙심이 강했음에도 다른 종교의 상징들을 파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소회원인 본각 스님이 “타이에선 무슬림에 의해 한 스님이 살해됐다”고 말하자, 그는 “타이에서 분리를 원하는 무슬림들을 정당이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타이에서 주류인 불교는 불편을 전혀 느끼지 못하겠지만 소수는 불편을 느껴 불편을 약자쪽에서 해소하려다보니 문제가 커지게 되는 것”이라며 어느 사회건 주류쪽이 대화를 이끌고 문제를 해결해가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기회가 닿는다면 언제든 한국의 종교들과도 대화하고 싶다며 환대한 그는 삼소회원들을 보내며 이곳의 규율대로 머리에 베일을 둘러쓴 한국 여성수도자들에게 영국 신사다운 깔끔한 매너를 보여주었다.
“레이디 퍼스트.”
런던/글 사진 조연현 종교전문기자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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