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에서 조계종, 태고종과 함께 3대 종단의 하나로 자리 잡은 대한불교천태종의 기둥이었던 총무원장인 전운덕 스님(66)이 2일 원장직을 사퇴했다. 이에 따라 부원장인 변춘광 스님(서울 서초동 관문사 주지)이 원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운덕 스님은 1980년 군부독재에 의해 사찰이 유린된 10.27법난 이후인 1981년 7대 총무원장에 취임해 지금까지 26년간 종단 대소사를 이끌어왔다. 그는 대한불교종단협의회에 등록된 25개 가입 종단의 행정 수장 가운데서도 최장수 원장이었다.
그의 사퇴는 신자 35만 명으로 우리나라 최대 사찰인 부산 초읍동 삼광사에 설립된 노조 문제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결성돼 민주노총에 가입한 삼광사 노조는 사찰 쪽이 노조와의 면담을 거부하고, 노조 쪽은 주지 도원 스님의 비리를 폭로하는 등 대립해왔다.
한 천태종 중진 스님은 “곧바로 새 총무원장을 추대하기보다는 당분간 권한대행 체제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는 원장 스님 지도력에만 의존해왔으나, 총무원 부·국장들의 역할이 증대되는 쪽으로 종단 운영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