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이 커지다보니까 이를 발판으로 출세길이 열린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한기총은 순수 기독교 연합체이며 정치 지향으로 가서는 안된다.”
앞으로 1년 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을 이끌 대표회장으로 뽑힌 박종순 목사(66)가 6일 기자들을 만나 “한국기독교교회연합회(KNCC) 박경조 회장(성공회 서울대교구장)과도 정치에 휘말리지 말자는 얘기를 했다”며 취임 일성을 던졌다. 반북 시위와 사학법 반대 시위 등을 주도한 한기총이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지 주목되는 발언이다.
박 회장은 특히 한기총 인권위원장인 서경석 목사가 평양의 봉수교회는 가짜교회라고 한 것에 대해 “서 목사가 얘기한다고 그것이 한기총 공식 입장은 아니다”며 “늘 같은 사람이 모이면 교회가 아니고, 수십만이 모이면 교회다는 식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사학법 개정 반대 천만인 서명 주도와 관련해 “한기총 입장은 단순하다. 선교가 방해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하면 되고, 열린우리당이 하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 교회가 원하는대로 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한기총이 타종교에 대해 배타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7대 종단협의회 등을 통해 다른 종교지도자들을 만나고 있어 타종교와 대화의 문을 닫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활절 예배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공동으로 열기로 하는 등 개신교 내 보수와 진보의 공조에 첫발을 디딘 그는 “섬기고 박수 받으며 존재의 가치를 인정 받는 한기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