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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300만 그릇의 기적

등록 2006-05-02 18:11

최일도 목사 ‘밥퍼’ 19년

나라밖서도 ‘오병이어’ 나눔

“쓰러져가던 할아버지 한 분에게 밥 한 그릇 드린 것이 300만 그릇이 될 줄 꿈에도 생각 못했지요.”

2일 청량리역 광장에서 배고픈 이들과 밥 300만 그릇 나눈 것을 자축하는 자리에서 최일도 목사는 19년 전 감회를 되새겼다.

그가 청량리에서 버너를 들고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라면을 끓여주던 자리엔 1500명분 밥을 비비는 나무솥이 놓여 있었다. 노숙인들이 주변에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오전 11시 ‘오병이어의 날’ 기념식에 이어 대형 솥에 비빈 밥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유학을 준비하던 그는 88올림픽을 앞둔 어느날 이곳을 지나다 나흘을 굶은 채 거리에 방치된 함경도 출신 할아버지를 만나 설렁탕을 사주었다. 더 이상 밥 사줄 돈이 없자 등산용 코펠과 버너를 들고 노숙인들에게 라면을 끓여주기 시작했다.

“처음엔 청량리 588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 도와주기 시작했어요. 결국 십시일반으로 쌀값 반찬값을 보탠 이들의 정성과, 직접 밥을 푼 자원봉사자들이 기적을 일으킨 것이지요.”

봉사 초기 품에서 4명의 할아버지를 저 세상으로 보낸 뒤 ‘영원한 청량리 사람’이 된 그는 모든 공을 후원자와 자원봉사자에게 돌렸다. 기적은 다일천사병원 개원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정부나 지자체 도움을 받지 않은 것은 밥퍼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것입니다.”

이날도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밥을 펐다. 다일공동체 홍보대사인 탤런트 박상원씨와 오미희씨 등은 ‘쌀 한 톨의 기적 365일 모금’에 동참했다.

“다일천사병원에서 치료받은 외국인노동자가 31개국 출신이더라고요. 가난한 그들 나라에도 ‘밥퍼’가 갈 겁니다. 지구상에 더이상 굶는 사람이 없는 그날까지.”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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