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생태 위기를 극복할 대안은 없는가?
인간 세계에선 약소 민족과 유색 인종을 정복해 노예화하고, 지구상에선 인간 중심주의로 자연을 정복하며 황폐화시켜 결국 지구 공멸로 치닫게 한 서구 문명을 극복할 대안을 ‘불교’에서 찾기 위한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불교계에선 세계 최대의 종합대로 꼽히는 동국대가 건학 100돌 기념으로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중구 필동3가 교내 문화관에서 ‘지식 기반사회와 불교생태학’ 대회를 연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의 박경준 원장은 “불교 사상을 통해 환경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대안적 세계관과 구체적 실천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불교학이 담담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며 대회 취지를 밝혔다.
자연 황폐화 초래한 서구문명 대안 모색동국대 100돌 기념 국제학술회의 25일부터
동국대는 불교적 가치관과 삶의 양식으로 지구의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년간 학술세미나와 에코 포럼을 개최하고,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의 런던대 등과 공동학술대회를 열며 불교생태학의 새 지평을 열어왔다.
이번 대회는 25일 오전 10시 동국대 예술극장에서 개회식에 이어 4개 분과별로 진행된다. 25일 1분과인 ‘지식기반사회와 환경문제’와 2분과인 ‘불교생태학과 서구 사상’, 26일 3분과인 ‘불교생태학의 학제적 접근’과 4분과인 ’미래사회의 평화와 불교생태학’을 주제로 한 회의가 각각 열린다. 주제 발표자들은 26일 오후 4시부터 예술극장에 모여 종합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오래된 미래’ 저자 등 외국학자 9명 참석
이번 대회엔 세계적인 저명인사들이 눈길을 끈다.
먼저 <오래된 미래>의 저자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다. 스웨덴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서 공부해 6개국어에 능통한 호지는 1970~90년대 16년간 인도 북부 히말라야 라다크에서 살았으며, 라다크 프로젝트라는 국제조직을 만들어 1986년 대안적 노벨상인 바른생활상을 받았다.
노르웨이 출신의 평화운동가 요한 갈퉁은 평화학 또는 평화연구의 창시자로 불린다. 1970년대 이후 남북한을 수십차례 방문한 한반도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이번엔 인류 뿐 아니라 모든 생명의 평화와 행복을 논한다.
데이언 키온 런던대 교수는 불교생명윤리 전문가로서 불교계에 생명 윤리를 일깨우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미국 노스텍사스대 환경윤리연구센터 소장으로, 환경윤리학의 대가인 유진 하그로브는 인간중심적이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철학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영국 불교학협회 창립 멤버인 이안 해리스, 리타 그로스 미국 위신콘신대 비교종교학 교수, 파울 블렉 독일 본대학 교수와 도교에 대해 발표할 쉬 샤오 위에 중국 남경대 교수, 나카무라 히사시 일본 료고투대 교수 등 해외 학자 9명이 참여한다. 또 동국대에서 정각원장 진월 스님, 황태연 정치학과 교수, 김종욱 불교학과 교수, 홍윤기 철학과 교수, 윤영해 불교문화대 교수 등이 함께 한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