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부활은 육신 아니라 영적 깨달음
‘유일신’ 하나님은 눈먼 신·질투하는 신
성경은 필사자들 뜻대로 고쳐 내용 서로 달라”
최근 영지주의 관련서들이 공개한 고문서와 해석들은 부활과 유일신앙 등에 대한 전통적 믿음에 반한 내용들이 적지 않다. 주요 논쟁거리들이다.
부활한 예수는 육신인가, 영인가=<빌립 복음서>에선 처녀 수태라든지 예수의 육신 부활 등 일반적인 기독교적 믿음을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비난한다. 그들은, 부활은 깨달음을 통해 살아있는 동안 영적으로 깨어나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영지주의>의 저자 페이절스는 “(육체가 부활했다는) 정통파의 가르침은 하나님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특정 계급에 속한 사람들의 권위를 거쳐야만 하는 계급제도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모두가 하나님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영지주의의 가르침에는 기존 질서를 전복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유일신앙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고문서 가운데 <세상의 기원에 대하여>는 그리스도교에서 유일신으로 칭하는 하나님을 사마엘, 즉 ‘눈 먼 신’으로 부른다. 그 문서에서 “‘나는 하나님이다. 나 외에 다른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가 말했을 때, 그는 영원 불멸한 모든 존재에 대해 죄를 지었다”고 썼다. 고문서는 “깨달음을 얻은 영원 불멸의 인류가 너보다 먼저 존재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이 문서는 “‘나는 질투하는 하나님이다. 나 외에 다른 하나님은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그는 천사들에게 다른 하나님이 실상 존재함을 알린 셈이 되었다”고 했다. 영지주의 교사인 유스티누스는 자신이 우주의 하나님이 아님을 알았을 때 조물주가 받은 충격과 공포와 불안을 거쳐 마침내 지혜가 일깨워준 바를 기꺼이 받아들이게 됐다고 썼다. ‘하나의 하나님’의 교리는 ‘하나의 주교’를 교회의 유일한 통치자로 두는 정통파 기독교 제도의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성경은 오류가 없는가=<성경 왜곡의 역사>의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경을 읽을 때 자신들은 예수나 사도 바울이 말하고 쓴 그대로 읽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고대사회에서 책을 복사하는 유일한 방법은 한 자 한 자 베끼는 것뿐이었는데, 구두점도 없고, 소문자 대문자 구분도 없고, 띄어쓰기도 없고, 사전도 없던 시절에 베껴 쓰느라 사본들 마다 차이가 나는 이문이 생겨났다”면서 “이런 이문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 놀랍게도 수천, 수만 군데나 되고, 신약성서에 있는 낱말의 수보다 이문의 수가 더 많을 정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필자는 특히 “2~3세기 기독교 필사자들은 그 시대의 이단 논쟁과 쟁점에 참여한 사람들이었는데, 자신의 의도에 의해 예수의 육체적 부활을 강조하고, 여성의 구실을 축소하는 쪽으로 본문을 변개했다”며 ‘원문과 사본’ 등 증거물들을 제시하고 있다.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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