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당한 단성사 앞에서 내일 ‘제1회 동학문화예술제’로 거행
동학 2세 교조 해월 최시형(1827~98) 선생의 장례식이 환원(사망)한 지 108년 만에 3일 오전 11시에 거행된다. 그가 참수당했던 서울 종로구 묘동 단성사 앞에서다.
1863년 동학 1세 교조인 수운 최제우로부터 도통을 전수받은 해월 신사는 1년 뒤 스승이 관에 체포돼 순교하자 쫓겨다니면서도 경전과 교단을 정비하고, 교조신원운동과 동학농민혁명을 지휘하다 1898년 체포돼 역시 처형당했다. 그가 참수당한 뒤 제자들이 주검을 거둬 현재 경기도 여주 원적산에 매장했으나, 죄인의 처지여서 치르지 못한 장례식을 ‘제1회 동학문화예술제’에서 거행하기로 한 것이다.
장례식은 해월의 영정을 봉안한 뒤 천도교 장례 예식에 따라 청수봉전, 심고, 주문 등으로 이어지며, 길씻음과 혼맞이춤, 상여울림 등 추모의식 공연도 열린다.
특히 동학문화예술제위는 장례식에 이어 오후 2시부터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과 종로1가, 낙원상가 앞을 지나는 동학 퍼레이드를 펼쳐 동학의 발생과정과 의미, 최제우 선생이 깨달은 무극대도(無極大道)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당시 복장을 한 322명의 참가자가 각자 다양한 깃발을 앞세우고 1시간 동안 종로 일대를 행진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오후 4시부터 남인사마당에서 열리는 동학문화예술제 기념식에선 최제우 선생 등에 대한 영정 봉안, 동학 성현에게 올리는 글 낭독, 동학 성현들 추도식 등이 이어진다. 또 오후 3시부터 인사동 일원에서 열리는 동학문화예술제에서는 한울연주단의 연주, 용담검무, 권법무, 판굿, 소고춤 등을 선보여 모처럼 볼만한 구경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동 일원엔 동학 그림 전시와 최제우·최시형·손병희 전시관, 동학군 동상 퍼포먼스 등이 마련된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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