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사제단’ 대표 전승훈 신부 “김 추기경 이념성향 드러내”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26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한 ‘정권 교체’ 발언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천주교내 천주교 인권위원회, 한국가톨릭농민회, 가톨릭노동사목 전국연합회, 우리신학연구소 등의 연합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은 27일 성명을 내어 “김 추기경의 발언은 교회 지도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라며 “앞으로 교회 지도자들이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교회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인 전종훈 신부는 “(김 추기경의 보수적 발언은) 현직에 있을 때 표현할 수 없었던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 은퇴 이후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김 추기경의 언급에 노무현 대통령의 언행을 비판한 대목이 담긴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논평에서 “종교 지도자와의 대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만 말해, 추기경과의 마찰을 최대한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취지에 어긋나게 브리핑된 것도 있고, 비공개로 한 이야기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행인데, 대변인실이 큰 실수를 한 것 같다”며 “당 대표로서 추기경, 천주교에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권태호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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