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된 조국에서 부모의 산소에 성묘를 가고 우리나라가 동아시아의 중심 국가가 되는 일을 내 눈으로 보지는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다만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과 그렇게 돌아가고 싶어하던 가나안을 비스가 봉우리 꼭대기에서 바라보며 후배 여호수와에게 부탁을 하고 죽었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멀리서라도 가능성을 보고 세상을 떠나고 싶다.”
강 목사는 죽음을 예견하듯 홈페이지에 이렇게 써두었다.
강 목사는 월남전 당시 주한 미국대사관 정치 참사관에서 월남대사로 발령 났던 하비브 대사로부터 개인적으로 들은 말을 상기하며 “월남전에서 미국이 가장 골치 아프게 생각한 것은 백인종과 황인종의 인종 전쟁으로 보이는 것이어서 인종전이 아니라 공산당과 이데올로기전을 만들기 위해 한국군을 끌어들였다”며 중동 사태의 악화로 미국이 아랍을 공격한다는 인식을 피하기 위해 북한을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을 경고하곤 했다. 그는 또 “미국의 정책은 국내의 체제가 아니라 오직 자신들의 국익이 우선”이라면서 이를 간과한 채 일부 언론과 인사들이 한민족의 안위는 안중에 없이 부시 대통령의 입 노릇을 하는 것을 개탄하곤 했다.
조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