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순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하상신앙대학’ 11일부터 개강
“요즘 신자들은 ‘하느님과 나’의 수직적 관계에만 치중하고, ‘나와 이웃’이라는 수평적 관계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신자는 세상 속에 있는 교회 사람이고, 교회 안의 세상 사람이잖아요. 그러니 세상을 교회에 전달하고, 세상을 거룩하게 하고자 노력하면서 사회 속에서 나도 제대로 사는 실천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주교님과 평신도의 만남’을 주제로 2기 ‘하상신앙대학’을 개강하는 가톨릭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평협) 한홍순(외국어대 교수) 회장은 ‘평신도의 각성’을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에서 사회 교리를 강의하며 평신도 운동을 벌여온 한 회장은 한국 사회가 급격히 중산층화하는 과정에서 가톨릭교회가 중산층에 초점을 맞추면서 빈자와 약자들이 거리감을 갖게 된 것에 가장 큰 우려를 나타냈다.
“교회에서 가난한 사람은 오지 말라고 한 적은 없지만, 그들이 오기 어려운 것으로 느낀다면 교회가 통렬히 반성해야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물질적으로 가난하더라도 자기 자신이 교회라는 것을 느끼도록 하려면 성직자뿐 아니라 평신도들이 바뀌어야 합니다.”
결국 이런 신앙 강좌를 마련한 것도 평신도들의 깨어남을 위한 것인 셈이다.
‘하상신앙대학’은 103위 한국 순교 성인 가운데 대표적인 평신도 출신 성인인 정하상(1795~1839)을 기리기 위한 강좌다.
이번 강좌는 오는 11일부터 11월6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7~9시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박정일, 두봉, 권혁주, 안명옥, 이병호, 이용훈 등 6명의 주교와 조광 고려대 문과대학장,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 등 모두 8명의 강사를 초청해 △인생의 근본문제 △순교자들의 신앙 △평신도와 성직자의 협력관계 △가톨릭과 비판언론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02)777-2013.
글·사진 조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