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람선교회 8년째 실천
화장·유산 환원 서약행렬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자기 분수에 맞게 살자. 특권의식 없애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자. 유산 안 물려주고 사회에 환원하자. 자녀 과잉보호하지 말고, 바르고 강하게 키우자. 결혼 예식을 간소화하자. 죽으면 화장하자. 장기를 기증하자. 촌지는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 철새 정치인이나 비리 공직자는 다시 뽑지 말자. 학연이나 지연으로 사람을 대하지 말자.”
대부분 상류층들을 뜨끔하게 할 법한 이런 구호들은 실은 서울 종로구 청운동 새사람선교회가 8년간 벌여온 새사람운동의 생활지침들이다. 하지만 선교회 회장인 김중기 목사는 연세대 부총장을 지냈고, 새사람운동본부장인 김창호 장로는 에스케이그룹의 전신인 선경그룹 사장과 서울농수산물공사 사장을 지냈으니, 실은 자신들도 이른바 상류층 출신이다.
“나부터, 지금부터, 여기부터, 움직일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한다.”
이들의 ‘운동방법’이다. 이런 주장이 자신이 아닌 상대를 향할 때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들은 스스로 경책하는 의미에서 이렇게 못박고 있다. “고급 외제승용차 좀 타고 다니고, 병이라도 걸리면 학연과 지연을 최대한 이용해 최고 명의에게 특진을 받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내가 벌어 내가 쓰는데 어떠냐’고 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김 본부장은 교우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다시금 ‘지금 나부터 변해보자’고 채근한다.
새사람선교회가 이 운동을 시작한 것은 1998년 아이엠에프 구제금융 이후 위기를 기독교 정신과 신앙으로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매주 이 운동을 전개하면서 조금씩 교인들의 의식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40%는 사망 후 화장을 서약하고, 20%는 유산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놀라운 변화였다.
이들은 오는 26일 저녁 7시30분엔 선교회에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유산의 사회 환원’에 대한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02)734-4981.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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