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학원생들 토론회 열어 비판…서명운동도
“교단이 김 목사의 힘에 눌려 비겁자 됐다” 주장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서울 금란교회 김홍도(얼굴 사진) 목사에게 지난달 말 ‘교회 법정’에서 사실상 ‘면죄부’를 준 데 대해 감신대 신학대학원생들이 들고 나섰다.
신학대생 조직인 ‘감리교 사랑모임’은 28일 오후 5시 서울 감신대에서 ‘감리교회에 희망은 있는가’라는 토론회(사진)를 열었다. 150만 신자를 이끄는 감리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까지 받은 그를 ‘면죄’할 경우 앞으로 목회자의 어떤 부도덕한 범법행위도 치리(징계)할 수 없고, ‘유권(력)무죄’의 부정의만이 횡행하리란 우려에서 만든 자리였다.
대법원은 지난 4월 “김 목사가 횡령행위와 재산 문제, 여자 문제 등 개인 비리나 부정을 무마하기 위해 교회 공금을 사용한 것은 교인들의 의사에 부합된다고 볼 수 없다”며 유죄를 확정했으나 감리교 서울연회는 김 목사에 대해 교회법상의 ‘기소유예’ 판정을 내렸다.
토론회 발표자로는 〈당당뉴스〉라는 인터넷 1인 신문을 꾸려가는 이필완 목사와 청파교회 담임 김기석 목사, 종교비판자유실천연대 자문위원으로 한의사인 고은광순씨가 나섰다.
김 목사의 회개를 촉구해온 이 목사는 “지금까지 감리교단에서 (사적으로) 만난 그 누구도 김 목사를 변호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면서 “그러나 공적으로는 대부분이 그의 권력과 힘에 눌려 아무 말도 못하는 비겁자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목사가 자신의 교회 교인 수가 10만명이라고 자랑하지만, 그로 인해 기독교를 떠난 사람은 1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은광순 위원은 “김 목사는 한국 기독교의 부정적인 요소를 모두 갖고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라면서 “감리교회가 그의 죄를 비호하고 은폐한다면 결국 그와 같은 물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기석 목사도 “상처 속에서 새살을 채워 딱지를 떨어뜨리듯 우리 안에서 희망의 싹을 틔워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는 100여명의 방청객이 참여했다. 한 신학생은 “성도들의 의식이 깨어 평신도들이 문제를 제기해야만 교회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리교 사랑모임(club.cyworld.com/lovekmc)은 29일부터 감신대 교내에서 “김 목사에 대한 교단의 대응은 감리교단 전체가 도덕적으로 얼마나 타락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교단 책임자인 신경하 감독회장이 교단 전체의 이름으로 회개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감리교 사랑모임은 신학대학생 70여명의 모임이다.
글·사진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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