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입장료 폐지뒤 첫 중단
등산객과 ‘징수 마찰’ 피하기
지난 1일부터 국립공원 입장료가 없어진 뒤에도 국립공원 안 절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받고 있는데, 설악산 백담사(주지 일문 스님)에서는 자진해서 관람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문화재 관람료를 받아 온 국립공원 안 절 22곳 가운데 관람료 징수를 포기한 사찰은 백담사가 처음이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현재 22곳 가운데 관람료를 징수하지 않는 사찰은 백담사와 덕유산 안국사, 백련사 등 세 곳”이라며 “그러나 안국사는 겨울철 산내 진입이 어려운 까닭에 매표소를 일시 폐쇄했고, 백련사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매표소 이전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시 매표를 중단했으나 백담사는 자진해서 징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백담사는 새해 들어 매표소에서 징수요원을 철수시켰다. 이에 따라 백담사 매표소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차량 통제소로만 활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설악산 봉정암 참배객과 등산객들은 백담사를 들르지 않더라도 국립공원 입장료 1600원과 문화재 관람료 1600원, 주차비 4천원, 백담사까지 왕복 버스비 4천원 등 1인당 부담액이 1만원을 넘어 내왕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백담사 쪽은 관람료를 거둘 경우 등산객과의 마찰이 커질 것을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담사는 관람료 인상과 관람료 징수 강행을 이끌고 있는 ‘문화재관람료 대책위’ 쪽과의 충돌을 피하고자 이런 방침을 일체 홍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관람료를 거두는 사찰 주지들로 구성돼 있다.
이 밖의 일부 사찰도 비판 여론을 의식해 관람료 징수를 포기할 뜻을 갖고 있으나 대책위의 반대로 결정을 미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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