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 주장 도올 김용옥 교수가 최근 <교육방송>에서 시작한 인터넷 강의〈영어로 읽는 도올의 요한복음〉에 대해 보수 기독교계를 대변하는 한국교회언론회가 이의를 제기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8일 배포한 자료에서 도올의 강의에 대해 “신학적 오류가 발견되고, 그 내용이 신학적인 입장과는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신학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기독교계의 협조를 받던 지, 아니면 텍스트를 다른 분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언론회는 “현재 인터넷에 올린 5개 강의 중 3강에서 ‘회개’(repent)를 설명하면서 ‘예수님은 회개하라’고 한 적이 없고, 원어인 ‘메타노이아’를 ‘마음의 상태를 바꾸라’로 번역해야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람들이 죄로 인해 마음이 정상적이지 못한 상태에서, 죄에 대한 자각 없이 단지 ‘마음을 돌이키라’고 하는 것은 포괄적인 의미를 놓치는 설명이다”고 주장했다. ‘마음의 상태를 바꾸라’는 해석보다 포괄적으로 보아 ‘회개하라’는 쪽이 옳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언론회는 또 “도올이 성경 기록을 예수님의 ‘어록자료’(Q문서)를 기초로, 천재적 제자들이 서술형 문학적 장르를 넣어 드라마처럼 구성했다고 주장한다”며 “복음서 기록자들은 이미 예수님의 사역과 가르침을 알고 이를 전달하고 있는 것인데, 이것을 제자들이 창안해 기록했다고 설명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언론회의 문제 제기는 일찍이 수차례의 텔레비전 강의에서 기독교의 독선적 성경 해석을 질타해온 도올이 창의적인 성경 해석을 통해 기존의 교리 해석에 도전하는 것을 미리 경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달 30일 <교육방송>에 공문을 보내 △도올은 성경 내용을 강의할 적임자가 아니라는 것 △과거 예수를 모독하는 발언을 해 종교논쟁을 일으켰다는 점 △공영방송인 교육방송이 특정종교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강의하면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언론회는 “도올의 강의 내용을 국민들이 비판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면 이는 어떤 이단의 주장보다 파급력을 얻게 되는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교육방송의 임철 담당 피디는 “신학의 범주 안에서 많은 이론과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김용옥 선생님은 그것에 대해 그동안 연구한 것들을 바탕으로 학문적 접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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