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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전통 신학의 파산에 당황하지 말라”

등록 2007-02-20 18:38

‘종교간 대화 총서’ 첫권 나와

100명의 그리스도교인이 있었다. 이들 모두 나름대로 열심히 기도하고 성령을 체험했다. 이들은 자신이 체험한 하느님을 그렸다. 그러나 100개의 그림은 모두 달랐다. 이들은 자기가 그린 하느님이 진짜 하느님이라고 서로 싸웠다.

이런 ‘우화’가 충분히 현실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기에, 이런 분열을 벗어나기 위해 20세기 최고의 신학자 하비 콕스는 “동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그것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떠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교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형제적 도움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종교적 상상이나 관념은 어떤 의식의 발로든 간에 환상이고 우상일 수 있으므로 ‘환영’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발전시켜 온 유식학파와 대승불교의 도움을 얻어 그리스도교의 신비를 통찰하자는 것이다.

가톨릭 평신도단체인 우리신학연구소가 ‘우리신학 종교간 대화 총서’ 첫권으로 펴낸 〈대승불교, 그리스도를 말하다〉는 강압적인 교리로 묶지 않고선 사람마다 상이하게 나타나는 하느님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자 하는 소망의 반영이다. 저자 키난은 가톨릭 사제였다가 대승불교를 공부하고 교수와 성공회 신부로 활동하며 그리스도교와 불교 간 대화에 투신해 왔다.

그리스도교 신비사상과 영성신학은 역사적 연구의 대상이고 복원이 시도되기도 했다. 그리스도교의 고전인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나 존 번연의 〈천로역정〉,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신심생활입문〉에서도 엿볼 수 있긴 하지만 영성수행은 주류 신학에선 소외돼 있었다. 그러나 존 키난은 불교 지혜 전통을 통해 영성신학이 재평가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키난은 “전통적인 신학의 형식이 파산되었다고 해서 당황하거나 그 대신 무엇으로 대체해야 할지 방황할 필요가 없다”며 “다양한 언어로 또 다양한 문화 속에서 그리스도 의미를 생각하려는 수도 없는 시도들이 있어 왔고 또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관념을 타파하는 대승불교적 방법론을 통해 자신만의 관념과 우상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현존’으로 나아가는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가톨릭뉴스 기자이며, 우리신학연구소 아시아신학연대센터 실장인 황경훈 박사가 번역했다.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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