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섭 목사 두번째 비평서
지난해 말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와 두레교회 김진홍 목사,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 등 유명 목사들의 설교 비평서를 낸 대구성서아카데미 원장인 정용섭 목사가 두 번째 설교비평서를 냈다. 〈설교와 선동 사이에서〉(대한기독교서회)다.
이번 책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최대 규모의 교회 건물을 지은 할렐루야교회 김상복 목사, 개신교의 떠오르는 별인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와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 인기 스타가 된 대전중문교회 장경동 목사 등 14명의 목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김상복 목사에 대해 “얼굴에서 따뜻하고 긍정적이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삶이 묻어난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의 설교를 두고선 “거의 모든 설교가 ‘불가능은 없다’, ‘꿈은 이뤄진다’는 식의 바알 숭배와 성공신화 이데올로기 일색으로 ‘기독교의 복음’과는 상관이 없는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정 목사는 이동원 목사의 설교에 대해선 “헌금을 노골적으로 강조하거나 다른 교회를 비판하지도 않고 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무림의 고수처럼 예화를 적절하게 다룰 줄 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서양인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사대주의와 함께 인간 삶에 얽힌 다층적 문제에 대한 성찰 없는 추상적 설교를 문제로 지적했다.
또 전병욱 목사에 대해선 “복음에 대한 열정과 인간적인 진정성에 감화를 받았다”면서 ‘십일조를 드리지 않으면, 하나님의 보호막이 떠나버린다’고 하거나 ‘오직 성경’만을 강조하는 기독교 원리주의자의 면모를 비판했다. 장경동 목사의 설교를 두고선 “청중과 강사의 신바람은 있을지 모르지만 말씀과 성령의 신바람은 별로 없다”고 꼬집었다.
정 목사는 대한성서공회 총무인 민영진 목사의 설교는 “말씀의 결과 숨이 살아 있다”고 평했다.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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