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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주역, 이치에 맞는 길 찾는 자연철학”

등록 2007-03-25 18:32

정통 ‘주역의 맥’ 이은 이응문씨 흥사단서 강의

‘주역 대가’ 이달 친손자·이이화씨 조카대학 3학년때 법학도서 역학도로 변신대권향방엔 “음·양 번갈아 돌아가는 것”

“밤이 가면 낮이 오고, 낮이 있으면 밤이 있는 법입니다.”

서울 대학로 흥사단에서 다음달부터 주역 강의를 하는 청고 이응문(47) 대연학당 대표가 ‘역’(易)의 변화 원리를 설명한다. 이씨는 야산 이달(1889~1958) 선생의 친손자이자, 이달의 학문을 이은 대산 김석진(79) 동방문화진흥회 회장의 제자다. 야산은 동양에서 ‘만학의 제왕’으로 꼽히는 주역에 통달해 이주역으로 불린 ‘주역의 대가’이자, 일제 때는 시장의 곡물가격에 대한 백발백중의 예지력으로 큰 수익을 올려 돈을 독립운동자금으로 보내고 8·15 해방과 6·25를 정확히 예언했던 기인이었다. 사학자 이이화씨는 야산의 아들이자 이 대표의 숙부다.

할아버지로부터 이어받은 피를 속일 수 없었던 것일까. 이 대표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기까지 평범한 신학문의 길을 걸어왔으나 대학 3학년 때 돌연 중퇴하고 동양 학문 세계로 눈을 돌렸다. 1985년부터 대산의 문하에서 동양 경전을 두루 섭렵한 그는 2000년부터 각 대학과 문화원 등에서 주역 강의를 시작했고, 대구의 교육가 고 서현원씨가 기증한 건물에 연 대연학당을 중심으로 주역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 흥사단은 대산이 86년 주역 강의를 시작한 이래 무려 5천여 명의 수료 회원을 배출한 주역 강좌의 산실이었다. 그런데 대산이 나이가 들어 강의가 힘들어지자 이 대표에게 강의를 맡긴 것이다. 야산-대산의 맥을 잇는 그도 지난 3년의 강의에서 스승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다. 그의 강의엔 역학과 풍수 등에 관심을 가진 이들뿐 아니라 다음 대통령이나 정국의 추이를 예측해 보려는 정치인이나 주식의 등락을 점쳐 보려는 투자가들, 자신의 삶을 개척해 보려는 일반인들까지 매번 150여명이 교실을 메워 수천년을 넘나드는 그의 현학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그는 불확실한 미래를 반영하듯 주로 관심이 집중되는 주역의 ‘점’에 대해 “역(易)을 가까이해 바른 도를 체득하지 못하면 오히려 흉하거나 해로운 일이 발생한다”며 “점의 목적은 몽매함을 벗어나 길을 바르게 찾는데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자아를 혁신해 옳게 사물을 판단하고 나아가 세상을 개혁하는이가 바로 대인”이라고 정의했다.

누가 대인이라거나 누가 대권을 쥘 것인지에 대해선 “천명을 누가 알 수 있겠느냐”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시대의 조류’는 풀이했다.

“야산 선생께서는 1948년을 후천의 원년으로 보았는데, 그해는 봉건 왕정이 끝나고 민주 공화정이 시작돼 민중이 주인이 되는 ‘음’ 시대로 접어든 때였지요. 그렇지만 민주 정권이 들어선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김영삼 대통령 이후였습니다. 시대는 한쪽으로만 치우치기보다는 작게는 음과 양이 번갈아가며 조화를 이루는 쪽으로 갈 겁니다. 강한 음이 지나면 양으로 돌아가고, 양이 치성하면 음으로 돌아가는 게 자연의 이치 아닙니까.”

그는 “모든 이치엔 때가 있으므로, 때에 맞춰 변통해 바른 길을 가도록 하는 ‘자연의 학문’이자 ‘자연 철학’이 주역”이라며 “주역에서 치는 점엔 사물의 이치를 바르게 관통해 바로 아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뜻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사물의 이치를 바로 보면 변화하는 항로가 제대로 보인다는 것이다. 1년2개월 동안 매주 월요일 오후 7~9시에 진행될 그의 흥사단 주역 강의는 다음달 9일 시작된다. (070)7014-4206.

글·사진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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