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우 박사, ‘천문학자, 우주에서붓다를 찾다’ 펴내
서울대 천문학과 교수 출신인 한국과학기술원 한림원 정회원 이시우 박사가 <천문학자, 우주에서 붓다를 찾다>(도피안사 펴냄)를 냈다. 그는 이 책에서 유심론과 ‘인간’의 틀에서 머문 불교의 틀을 허문다.
그는 <열반경> 등에서 지구상의 유정(감정이 있는 것)에게만 불성이 있다고 본 것은 불법을 지극히 작은 지구라는 공간에 제한시키는 결과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100살도 채 못 사는 인간이 100억년 이상을 살아가는 별의 일생을 단순히 무정(감정이 없는 것)으로 무시하는 것은 인간중심적인 편협한 사고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주 생멸의 변화를 통해 불교의 핵심인 연기론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저자는 ‘삶 자체가 고통’이라는 불교의 대전제조차도 연기론을 통해 과감히 깨트린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는 연기론으로 보면 고통이 있기에 즐거움도 있는 것인데, 무엇이든 ‘어려워진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을 일종의 지식이나 사유의 희론이거나 특수한 집단이 권위를 세우려는 조잡한 의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붓다가 본 세계, 즉 깨달음의 세계를 ‘우주심’으로 표현한다. 고타마 싯타르타도 새벽에 보고 깨달은 별이야말로 욕심을 내고, 화를 내며, 어리석은 탐진치의 삼독이 없고, 아집과 법집도 없이 청정한 마음을 지니므로 바로 불법이고, 법신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육신에도 우주 물질의 근본 속성인 우주심이 근본심으로 내재하면서 언제나 이를 발현하고자 한다고 밝힌다. 다만 인간의 욕망에 억눌려 청정한 근본심이 잘 발현되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가 말한 근본심은 곧 우주심이므로, ‘깨침’은 단순한 자기 부처의 현현을 넘어서 우주 즉 화엄세계와의 합일로 본다. 그가 말한 깨침을 통해 우주에서 결국 타자는 사라진다. 이 박사를 통해 불교가 인간중심의 껍질을 벗고, 우주 철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조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