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고승의 가르침 담은 ‘아티샤의 명상요결’ 출간
명상의 정수를 접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아티샤의 명상요결〉이다. 〈티베트불교입문〉과 〈평화로운 죽음 기쁜 환생〉 등 수준급의 티베트 불서를 번역한 청년사의 티베트총서 시리즈물이다.
달마 대사가 중국에 선을 전했다면, 아티샤(982~1054)는 티베트에 불교의 정수를 전한 인도의 고승이다. 이 책은 아티샤의 가르침인 ‘마음수련법’을 토대로 인도와 스위스에서 티베트 불교를 배운 뒤 달라이라마의 법문을 통역했던 앨런 윌리스가 썼다.
그는 먼저 수행 목표를 분명히 한다. 순수하고 명확한 의식의 수원(水原)에서 흘러나오는 참된 행복의 상태를 깨닫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는 즐거운 자극이나 하나의 행복한 감정이 아니라 자신의 순수한 의식 자체에서 일어나는 지복을 행복으로 본다.
고통을 불러오는 원인에 대한 진단 또한 명쾌하다. 첫 번째 번뇌인 어리석음에서 탐욕이 생겨나는데, 이 탐욕은 하나의 대상을 이상화하는 왜곡된 의식이라고 한다.
‘내가 거기 갈 수만 있다면, 그 직업이나 배우자나 차를 가질 수만 있다면 행복할 텐데.’
이런 이상화는 우리가 집착하는 하나의 허구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한 사람을 허구와 겹쳐 볼 때, 그 아름다운 허구와 사랑에 빠질 수 있지만 나중에는 그 사람이 변했다고 실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어떤 것의 본질을 깊이 탐구함으로써 그것이 사라진다면, 그 현상은 신기루처럼 처음부터 실재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가슴 아픈 ‘사랑’에 대해서도 자상한 해석을 잊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이 사람이 나에게 행복을 준다. 그 모습, 얼굴, 목소리는 아주 매력적이다. 나는 그것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집착인데, 집착은 하나의 대상 속에서 자기만족을 찾으려는 동기로 움직인다고 한다. 그는 관계에 근심이 생기는 이유는 사랑이 많아서가 아니라 집착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사랑과 집착을 구별할 수 있는 시금석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나쁜 쪽으로 변했다고 보일 때라고 한다. 그 사랑이 진짜라면 사랑의 느낌은 더 강해지고, 사랑이 단지 집착이었다면 그 느낌은 물러난다는 것이다. 황학구 옮김. 1만8천원.
글·사진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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