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 반성” “한심한 우려” 엇갈려 한국 기독교계가 해외선교 방식 비판 여론에 복잡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기 선교’ 참여 교인들의 피랍 이후 누리꾼을 중심으로 “목사들을 대신 보내라”는 등 반교회 정서가 표출되고 있지만, 이런 여론에 대한 해석들이 다른 것이다.
김명혁(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 강승삼(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박종화(경동교회), 손인웅(덕수교회), 이정익(신촌성결교회), 이종복(인천은혜감리교회), 전호진(전 고신대 학장) 등 목사 7명은 28일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복음을 전파하든, 사랑 실천을 위한 봉사든 선교를 할 때는 현지인의 정서를 깊이 고려하고 존중해야 하며 그들의 마음에 상처나 거부감을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동안 한국교회가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선교봉사활동을 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등 교계 단체들도 이에 앞서 각기 위험지역에서의 선교 활동 자제를 요구하거나 다짐했다.
그러나 정작 맹렬 선교로 비판받는 선교단체들은 오히려 자신의 정당성을 항변하고 있다. 지난해 아프간에서 2천명이 참여하는 기독교 행사를 벌이려다 말썽을 일으켰던 인터콥 대표 최한우 목사는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공격적인 선교가 이슬람을 자극한다는 우려에 대해 “한심하다”며 “이슬람인들이 가장 혐오하는 것은 기독교인이 아니라 무신론자들이며, 이슬람권에서 ‘나는 기독교인이다’고 말하면 대부분 반가워한다”고 주장했다.
개신교계 신문인 <뉴스앤조이> 편집장 이광하 목사는 “최 목사 같은 근본주의적 교리 해석이 문제라는 주장도 교회 안에 존재하긴 한다”며 “그러나 아직은 교회 내부에서 이런 문제를 정색하고 토론하긴 어려운 분위기”라고 교계 일반의 기류를 전했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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