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태씨 ‘당신들의 예수’서 주장…“배타적 신앙 고집땐 왕따”
“기독교에만 구원이 있으며, 다른 종교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배타적 구원관을 갖고 있는 한 한국 교회는 공격적 선교 정책을 펼 수밖에 없을 것이며, 우리 사회와 세계에 끊임없는 갈등의 불씨를 퍼뜨릴 것이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아름다운 우리 강산에, 넓게는 지구마을에 종교 전쟁의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의 강제 종교 예배를 거부했던 강의석군이 다닌 대광고 교목실장이었다가 목사직을 반납한 류상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지도위원이 〈당신들의 예수〉(삼인 펴냄)에서 “한국 교회는 공격적인 선교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배타적 구원관은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된 것이 아니고 예수님이 친히 가르쳐주신 것도 아니다”라며 “그것은 초대교회의 열정과 필요에 의해 도입된 교리로, 현대 사회에서는 반드시 재해석되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지은이는 “하나의 종교만 아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편협하고 독선적인 배타적 신앙을 고수하며 아름다운 이웃 종교와 문화와의 공존을 거부할 경우 한국 기독교는 왕따 당해 이 땅에서 존립 기반마저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행히 세계의 고등 종교 가운데 기독교 이외에는 자기 종교만 절대 진리를 갖고 있다는 배타적 교리를 고수하는 종교는 거의 없다. 유일신 종교 삼형제 가운데 유대교나 이슬람교도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믿지 않으면 다 지옥에 간다’는 식의 무모한 신앙을 갖고 있지는 않다.”
지은이는 “가톨릭은 40년 전 바티칸공의회를 통해서 배타주의를 어느 정도 극복했고, 오랫동안 개신교 국가로 자처해온 북유럽에서도 배타적이며 독선적인 원시신앙은 극복된 지 오래인데, 유독 미국과 한국의 주류 개신교회들은 아직까지 2천년 전의 유치한 원시 신념을 절대 진리인 양 착각하는 신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기독교가 지난 2천년 동안 선교라는 이름으로 이웃 종교의 고귀한 삶의 자리와 그들의 아름다운 문화를 얼마나 훼손했는지를 자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봉사와 구제를 개종이란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도 순수하지 못한 것”이라며 “자신의 교리를 강요하지 않고, 이웃들의 삶이 회복되도록 아픈 사람은 조건 없이 치료해 주고, 배고픈 이웃에겐 빵을 주고,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는 기술을 가르쳐주며 그저 도왔던 슈바이처 박사와 테레사 수녀를 본받아야 한다”고 썼다.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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