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목사
‘한국 교회의 현실’에 일침
‘생명과 평화의…’ 시리즈 2권
서울 강동구 천호동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가 ‘생명과 평화의 눈으로 읽는 성서’시리즈 2권을 펴냈다. 향린교회에서 분가한 강남향린교회가 창립 8년 만에 자립되자 다시 교인 20여명과 함께 분가해 모교회와 협력해가며 지역사회의 공동체 일들을 해가는 장본인이다.
목회자의 욕심껏 골목 교회들을 고사시키며 대형 할인마트처럼 비대해지는 교회처럼 목회자들이 마음껏 복음도 왜곡되는 한국 교회의 현실을 보다 못한 그가 강남·들꽃 향린교회 교우들과 함께 성서학당을 통해 공부하고 토론했던 내용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이 시리즈는 내년까지 9권으로 모두 펴낼 예정이다.
‘하나님은 모든 시대를 꿰뚫는 불변의 진리를 인간에게 주입시키는 분이 아니시다. 오히려 하나님은 각 시대마다 상이한 자연, 문명, 생활조건 아래에 있는 인간들이 저마다 다른 사고와 생각으로 자신을 보게 하신다.’
그는 ‘천지 창조’(사진)를 다른 첫 장에서부터 도그마적 성경 읽기의 색안경을 벗겨내버린다. “보이지 않는 손이 성서의 모든 것을 일관되게 통일시켜 놓았다는 통념을 거두고 냉정하게 성서를 대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첫마디다.
따라서 그는 “성서에서 ‘하나님은 어떤 분’이라고 했다고 하나님께서 앞서 행하신다는 핑계로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를 정죄하며, 아무런 실천 없이 오직 앉아서 기도만 하면 된다는 태도는 전혀 성서적이지 않고, 이교적 ‘주술’행위에 불과하다”면서 “창조이야기는 하나님의 창조의 비밀을 밝히는 일간된 하늘의 비밀이야기가 아니라 각자 다른 시대, 다른 생존 위기들에 맞서서 인간의 생명을 구원하고 지켜가기 위한, 인간의 투쟁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또 ‘하느님이 맞느냐, 하나님이 맞느냐’로 시비하는 것과 관련해 “히브리원어엔 ‘야훼’, ‘엘로힘’, ‘엘 샤다이’, ‘엘 엘리온’, ‘엘’, ‘야훼 엘로힘’ 등 다양한 이름이 있는데, ‘하나님’이나 ‘하느님’ 모두 변역된 이름일 뿐이므로 근거 없는 편견으로 상대를 차별하고 이단시하는 근거로 쓰여선 안 된다”고 밝혔다.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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