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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용성 선사 뜻 잇는 죽림정사 개원

등록 2007-10-08 21:21

9일 낙성 법회

3·1운동 민족대표이자 ‘해동의 선지식’

용성(1864~1940) 선사가 마흔다섯살 때 중국 퉁저우의 화엄사에 갔다. 한 중국 스님이 거만한 태도로 다가와 “우리 중국의 계(戒·필수적인 출가 절차로서 출가자가 받는 계율)가 언제 조선에 들어갔느냐”며 조선 스님은 스님도 아니라는 투로 비아냥댔다. 그때 범종 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용성이 물었다.

“저 소리는 그대의 것이오, 나의 것이오. 저 하늘의 해와 달은 중국의 것이오, 조선의 것이오?”

중국 스님의 말문이 막히자 용성은 “어찌 불법이 그와 같음을 보지 못하오. 불법이 어찌 어느 쪽에선 크고, 어느 쪽에선 작아지겠느냐”고 일갈했다.

3·1운동 때는 불교계를 대표한 민족대표 33인의 한 명으로 일제에 항거했던 용성은 이처럼 중국에서도 그 기개를 떨쳐 ‘해동의 선지식’으로 추앙을 받았다. 또 ‘한자’ 속에만 갇혀 있는 불교를 혁파해 일반 민중들도 한글 경전을 보고 불교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불경을 한글로 번역하고 직접 찬불가를 작사해 보급했다.

그 용성이 태어났던 전북 장수군 번암면 죽림리의 생가 터 4100평에 죽림정사(사진)가 완공됐다.

국비와 지자체 지원비 40억여원 외에도 70억여원이 더 든 대규모 불사는 용성의 손상좌 도문(72) 스님이 지난 10년간 이끌었다. 용성 선사가 이 나라와 불교를 위해 실천하라면서 불교 5대 성지를 가꾸고, 이 땅에 불교를 처음 받아들인 4대 성지를 복원할 것 등을 당부한 ‘10대 유훈’ 실현에 평생을 바친 도문 스님은 제자인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에게 죽림정사 주지를 맡겨 유훈 실현의 뜻을 이어가도록 했다.

법륜 스님은 “지금까지는 기념관 중심으로 지어진 만큼 교육시설과 수련시설을 확충해 불교 사관이 잡힌 불교 인재를 배출하고, 통일 시대를 대비한 일꾼들을 길러내는 산실로 만들어 용성 선사의 뜻을 잇겠다”고 말했다.

죽림정사에선 9일 오전 11시 낙성 회향식에 이어 오후 1시부터 장수군민들과 함께하는 용성음악제가 열린다.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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