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신계사가 남북 공동으로 복원돼 명산 명찰의 면모를 드러냈다. 남쪽 조계종과 북쪽 조선불교도련맹(조불련)이 공동으로 복원을 시작한지 3년6개월만이다. 신라 법흥왕 5년(서기 519년)에 보운 스님에 의해 창건돼 장안사, 유점사, 표훈사와 함께 금강산 4대 명찰로 꼽히는 신계사는 한국전쟁 때 소실돼 주춧돌만 남은 폐사지였으나 2000년 6·15공동선언 때 복원키로 한 약속에 따라 2004년 4월 공사가 시작돼 대웅전, 만세루, 극락전, 축성전, 칠성각, 종각, 나한전, 어실각, 산신각, 요사채 등 모두 14채의 전각이 들어섰다.
지난 13일 경내에서 연 남북공동 낙성 법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신계사 복원 불사는 남북 불자들의 마음과 땀이 어우러지고 남북의 목재, 물, 돌, 흙들이 하나로 모여 소중한 우리 민족의 성지로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었다”면서 “신계사 준공을 계기로 금강산을 통일의 상징으로 지켜나가고, 남북 불교계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선 조불련 위원장도 “이번 불사가 제2, 제3의 통일 불사로 발전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복원엔 남쪽이 실제 공사비로만 70억 원 가량을 들였으며, 북쪽은 주로 공사 인력을 제공했다. 이렇듯 남북이 힘을 합쳐 복원했지만 앞으로 사찰 운영은 남북이 다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지난 2004년 조계종과 조불련이 체결한 실행합의서엔 남북이 공동으로 복원한다는 내용만 담겨있다.
글 조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