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승려 40명 “수행과 삶 함께 가겠다”
출가한 지 20년이 넘은 조계종 스님 40여명이 수행과 삶이 함께 가는 청정한 승가상을 구현하겠다며 뭉쳤다.
천안 만일사 주지 마가 스님, 울산 해남사 주지 만초 스님과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 대전 만불선원 주지 선오 스님(사진 왼쪽부터) 등 40여명은 6일 오후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청정 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창립 법회를 연다.
이들은 3년 전 ‘청정 승가를 위한 대중공사’라는 이름으로 모였다가 종단 안팎의 ‘압력’에 의해 이번에 결사체를 꾸리게 됐다. 1980년대 이후 실천적 승가단체들이 나와 종단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으나 1994년 종단 개혁 뒤 실천불교승가회는 총무원으로 들어가고, 선우도량은 사실상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 결사체가 주목받는 것은 현재 종단에 견제·대안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종단 선거에선 중립을 지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결사체 회원이 총무원의 소임을 맡으면 회원 자격을 일시 정지시키기로 했다. 또 사후에 유산을 사적으로 처분하지 않고 종단에 귀속시키는 한편 사후에 장기나 시신 기증을 약속하는 등 무소유 정신을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 금강 스님은 “스님들이 열반하면 통장과 보험 등이 사가의 유족들에게 흘러가지 않고 종단에 귀속시키는 것 등을 실천하도록 하는 일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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