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 2천여개 만장 깃대 ‘혹시나’

장의위, 대나무 대신 PVC 파이프로 교체·회수키로 29일 거행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에 사용될 2천여개의 만장은 대나무가 아닌 피브이시(PVC) 파이프에 내걸리게 됐다.

김종민 장의위원회 행사기획팀장은 28일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만약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만장을 대나무가 아닌 피브이시 파이프로 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조계종은 지난 27일부터 노 전 대통령 쪽의 요청에 따라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해 스님과 시민들이 직접 영결식에 쓰일 만장 2천여개를 서울 조계사에서 제작해 왔다. 조계사는 봉하마을에서 장례 절차를 주관하고 있는 불교장례전문단체 연화회의 요청에 따라, 만장 제작에 쓰일 길이 4m짜리 대나무 2천여개를 전남 담양에서 주문해 조계사 마당에 쌓아 둔 상태였다.

또한 정부와 장의위원회 쪽은 만장을 노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주변에 세워 뒀다가 노제가 끝나는 대로 회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계종 일부에서는 “비단이나 종이에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는 만장은 장례식 후 모두 태우는 것이 관례인데 이를 피브이시에 매다는 것은 의례에 맞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조현 권오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