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순 교수 ‘처처에 백련 피우리라’
‘대한불교 천태종’은 태어난 지 40여년 된 신생 종단이다. 그런데도 신자 수가 무려 200여만명으로 2000년 전통의 조계종, 태고종과 함께 한국 불교 ‘3대 종단’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신자 30여만명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신자가 있는 사찰인 부산 삼광사도 천태종 소속이다.
천태종의 최대 성지는 충북 단양 소백산 구인사이며, 지금도 모든 천태종 신자는 구인사 신도로 돼 있다. 이렇게 따지면 단일 사찰 신도 200여만명으로, 개신교의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능가한다. 이런 ‘성장 신화’의 뿌리는 천태종의 창건주 상월(1922~74) 스님에 대한 책 <처처에 백련 피우리라>(운주사 펴냄)에 잘 드러나 있다. 저자인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최동순 연구교수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상월 스님이 1911년이 아니라 1922년에 태어났다는 문제 제기로 책을 시작한다.
강원도 삼척 마읍골에서 2대독자로 태어나고 자라난 상월 스님은 어려서부터 선도의 비기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상월 스님은 스무 살 무렵 3년의 취업생활과 2년간 징용을 다녀온 뒤 고향마을에 찾아온 ‘오선생’이라는 도인으로부터 천수경 주문 독송법을 익혀 기도해 힘을 얻었다고 한다. 그 뒤 환골탈태한 그를 사람들은 ‘신비한 힘’을 갖추었다는 뜻의 신원(神元) 선생으로 불렀다.
그 이후 그는 귀신이 인간생활을 옥죄어서는 안 된다며 귀신을 쫓고 신줏단지를 비롯해 조상신, 조왕신 등 가내 신앙과 관련되는 상징물들을 모두 쓸어 담고는 신앙 대상들을 태워버렸다. 그는 무조건 신앙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수도하고 깨쳐야 함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비기인 <정감록>에 보신처 중 첫째로 꼽히는 충남 공주 마곡사 아래 유구의 구계리를 거쳐 6·25 직후 현재 구인사가 있는 소백산 골짜기에서 초막을 짓고 제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초기엔 <천수경> 독송과 천수다리 주송이든 궁궁강강을 부르거나 관세음보살을 칭명하는 수행을 했다. 홀로 수행하기보다는 대중적으로 기도하면서 주송해 힘을 얻도록 하는 방법을 썼다. 조현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