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 스님 “인도적 접근을”…정진석 추기경 “공권력 투입 안돼”
종교계 지도자들이 잇따라 대화를 통한 쌍용차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지관 총무원장은 4일 쌍용차 해고노동자 가족대표들과 만나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더이상 이 일이 극단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일이 해결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관 스님은 이어 “공권력과 정부가 인도적으로 접근하길 바란다”며 정부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지관 스님은 또 가족대표들과 면담을 마친 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상임대표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엄신형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쌍용차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종교지도자들이 나설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5일 오전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긴급 모임을 갖기로 했다.
앞서 가톨릭계 최고지도자인 정진석 추기경(아래 사진)도 지난 3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만나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지금 상황에서 공권력이 투입되면 많은 인명이 희생된 과거의 참극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며 “불상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지난달 30일엔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주교관에서 쌍용차 노조원 가족 10명을 만났다. 정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모든 문제를 힘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해결이 아니라 불의의 악순환을 가져온다”며 “모든 문제 해결에는 인내로운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며 어떤 문제라도 서로 함께 해결방법을 찾으면 꼭 길이 있을 것”이라고 노조원 가족들을 위로했다. 가톨릭 안팎에선 원론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보수색 짙은 정 추기경이 노조 쪽과 만남을 가진 것 자체를 평가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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