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과 역사’ 출판
“깨달은 사람이 깨달음의 영역에 자족하지 않고 역사의 길에 나서는 것은 존재에 대한 사랑(자·慈)과 연민(비·悲) 때문이며, 자비야말로 역사적 행위의 원동력으로서 깨달음과 역사를 묶어내는 고리다.”
지난달 출범한 조계종 새 집행부에서 총무원장, 포교원장과 함께 3대 축의 하나인 교육원장을 맡은 현응(54) 스님이 낸 <깨달음과 역사>(불광출판사 펴냄)의 내용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은둔’에 익숙했던 불교계에서 현응 스님은 1980년대 암울한 역사 현장의 중심에 머물면서 불교계 변화를 몸소 이끌어온 당사자이다. 1986년 해인사 승려대회에서 기획업무를 맡았고 1988년 창립된 대승불교승가회에서 사무처장, 선우도량 사무처장 등을 지낸 데 이어 1994년 조계종 개혁회의 기획조정실장으로 불교개혁의 ‘두뇌’로 활약했다.
이 책은 불교계에서 치밀한 머리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인물로 꼽히는 그가 20여년 전인 젊은 날 깨달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담아낸 성찰의 산물이다.
“보살이란 깨달음과 역사의 합성어가 되는 것입니다. 보살의 삶은 그의 깨달음에 기초하는 역사로부터의 자유로움만 만끽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역사와 교섭하도록 적극 참여하여 그 자신을 투사시킵니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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