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이광선 회장 “우린 수구꼴통 아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새 대표회장인 이광선(66·사진·서울 신일교회 담임목사) 목사가 2일 연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한기총은 ‘수구 꼴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세상엔 변하지 말아야할 것과 변해야 할 것이 있는데, 기독교인으로서 신앙의 정체성은 타협할 수도 변할 수도 없는 것이지만, 그외 사회 봉사와 문화, 국가 현안 등에 대해선 사안에 따라 보수나 중도, 진보적 견해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만약 홍대 앞에서 전도를 한다면 찢어진 청바지도 입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 2006~07년 개신교계의 사립학교법 재개정 투쟁 당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자격으로 삭발을 하고, 지난해 4월 발족한 ‘사학법 폐지 및 사학진흥법 제정 국민운동본부’의 공동상임대표로 강성 이미지를 풍겨왔던 그는 “어려서부터 이웃 아줌마들로부터 ‘넉살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고, 평소 목회할 때도 신비와 이성, 어느 한 쪽에 치우지지 않는 건강한 신앙을 중시한다”며 자신의 균형감각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기독 의원 축하예배에서도 말했 듯이, 통일의 날이 오고 있는 징조가 보인다…그날이 빨리 오도록 한국교회가 빛과 소금이 되도록 하겠고, 극우집회에서 벗어나 남북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는 집회도 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으로 늘 하는 기도는 ‘북한 공산당이 망하는 날이 빨리 오는 것’”이라면서 “북한 내는 물론 납북자와 북에 간 목사들의 송환과 같은 인권 문제에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결핵어린이생명살리기운동본부’ 상임대표와 ‘기독교 장기·재산기증협회’ 대표회장도 맡고 있으며 자신의 사후 주검을 의학해부용으로 기증한 이 목사는 “앞으로 재산을 기증하는 이들이 교회와 기업에서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