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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아버님 같은 분이셨는데…” 신도들 눈시울 적셔

등록 2010-03-11 21:52

법정스님 입적 길상사 표정

“불자뿐 아니라 국민에 큰 슬픔”

정진석 추기경도 메시지 보내

11일 오후 1시52분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웅장한 범종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됐다. 1997년 길상사를 개원한 법정 스님의 입적을 알리는 종소리였다. 범종 소리는 1시간에 걸쳐 108번 ‘맑고 향기롭게’ 울려퍼졌다.

법정 스님은 이날 낮 그동안 폐암 치료를 받아오던 삼성서울병원에서 구급차로 길상사의 ‘행지실’로 옮겨왔고, 1시간여 만에 입적했다. 행지실은 스님이 법회 등을 위해 길상사를 찾을 때마다 머물렀던 서너평 남짓한 방 한 칸짜리 별채다. 법정 스님은 늘 입던 승복을 입은 채였고, 평소 가깝게 지내던 류시화 시인이 자리를 지켰다.

스님이 입적하자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계는 물론, 사회 각계가 한목소리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조계종 총무원에 보낸 메시지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주셨던 법정 스님의 원적은 불자들뿐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큰 슬픔”이라며 “부디 극락왕생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스님의 입적 소식이 전해지자 길상사에는 추모 인파들이 잇따라 모여들었다. 스님은 길상사 개원 뒤 폐암이 악화되기 전인 지난해 4월까지 이곳에서 열린 대중법회에 나서 법문을 해왔다.

길상사는 이날 행지실 앞에 임시로 자리를 깔아 신도들이 절을 올릴 수 있게 했고, 극락전 앞 마당에 야외 분향소를, 설법전에 실내 분향소를 차렸다. 추모객들이 몰려 이날 밤늦은 시간까지도 실내 분향소 앞에 50미터 넘게 줄을 서기도 했다. 길상심(46)씨는 “꼭 아버님 같은 분이셨다. 이웃을 돕고 살라고 하셨던 말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자원봉사에 나선 신도들은 ‘묵언’ 팻말을 목에 걸고 분향객을 맞았다.

이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이 길상사를 찾았으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송석구 동국대 전 총장,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실장 등 정치·문화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편 법정 스님은 오랜 투병으로 말을 할 순 없었지만 입적 직전까지 또렷한 의식을 지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에는 고향인 전남 해남에 있는 미황사의 금강 스님이 병원을 찾아와 동백꽃과 매화를 전하며 “스님 고향엔 봄이 와서 동백꽃이 만발하고, 매화가 막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스님도 어서 쾌차하셔야지요”라고 하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정유경, 조현 종교전문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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