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은 2006년 11월8일 봉은사 주지로 임명됐다. 선승으로서, 현실참여승으로서 사판을 맡은 적이 없던 그는 주지로 임명된 뒤 1천일 기도와 재정 공개, 봉은사 비전 발표 등 파격적 행보로 봉은사를 강남불교 1번지로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명진 스님은 고교 졸업 후 해인사 성철 스님 밑에서 1년간 수행하다가 군 복무 후 1974년 법주사에서 탄성 스님을 은사로 정식으로 출가했다. 선방에서 수행정진하던 그는 1985년 봉은사에서 열린 ‘10·27 법난 규탄대회’ 때 감옥에 감으로써 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1986년 해인사 승려대회에서 큰 몫을 했고, 1994년 조계종단 개혁 때엔 사자후를 토해 개혁 분위기에 불을 댕겼다. 2000년부터는 조계종의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상임집행위원장과 본부장 등을 맡아 대북 교류를 주도했다.
현실에 참여하고 자유분방한 그가 부촌 강남의 사찰 주지에 임명되자 신도들은 처음 경계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1천일 동안 산문 밖을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매일 1천배씩 기도 정진하면서 신도들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냈다. 그는 1천일 기도 중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일인 지난해 5월29일 단 한차례 산문 밖을 나와 장례식에 참석했다. 1천일 기도가 끝난 뒤인 8월30일엔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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