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주지’ 발언 파문 확산
발언 전한 김영국씨 밝혀
김씨 23일 봉은사서 회견 서울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지난 21일 법회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현 정권에 저렇게 비판적인 강남 부자 절의 주지를 그냥 놔둬서 쓰겠느냐’고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에게 얘기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이 이야기를 명진 스님에게 전한 김영국 거사는 22일 “명진 스님의 말은 100% 사실”이라고 밝혔다고 <불교 포커스>가 보도했다.
불교계 인터넷 매체인 불교포커스는 이날 김 거사와 전화통화를 했으며, 김 거사가 통화에서 “명진 스님이 발언에 앞서 나와 상의하거나 귀띔하지 않았으며, 소식을 듣고 당혹스러웠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김 거사는 “명진 스님이 법회에서 언급했듯이 당시는 명진 스님과 자승 스님이 사이가 좋았었기 때문에 두 스님과 종단을 위해 이야기했던 것”이라며 “이제 와서 나를 걸고넘어지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김 거사는 안상수 원내대표가 명진 스님의 발언을 놓고 “봉은사 주지 스님이 누군지도 모른다. 사실무근이다”라고 부인한 것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총무원과 안상수 대표는 부인하지 말고 사실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거사는 조계종 현안과 관련해 총무원과 정치권을 연결하는 고리 구실을 해왔으며, 지난해 11월 조계종 집행부가 교체된 뒤에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으로 활동해왔다.
명진 스님도 22일 <한겨레>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나를 모를 리 없다”며 “그가 모른다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김영국 거사는 내게 얘기한 뒤 까마득하게 잊어먹고 있었을 텐데, 황당했을 것”이라며 “부처님 제자로서 그것은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부처님을 믿듯이 사람을 믿기에 그가 진실을 밝혀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 관계자는 “자승 총무원장의 부탁으로 안상수 원내대표와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으며, 김 거사는 한나라당 부대변인과 지관 총무원장 정책특보 등을 역임한 적이 있어 참석했다”며 “명진 스님이 한 이야기를 빠짐없이 김 거사가 그 자리에서 들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봉은사는 이날 “(명진 스님의 폭로 내용과 관련해) 김영국씨가 23일 오후 2시 봉은사 선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조현 종교전문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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