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봉은사 외압’ 논란]
안상수-자승, 과천이 ‘성장 기반’
자승-명진, 직영다툼 전까진 ‘절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외압설의 당사자로 지목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국회의원 지역구는 경기 과천·의왕이다. 지난 15대부터 이 지역에서 의원으로 선출돼 일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안 대표와 지역 기반이 같다. 자승 스님은 1990년부터 과천 지역 최대 사찰인 관악산 연주암 주지를 지냈고, 과천종합사회복지관 설립자이기도 하다. 과천종합사회복지관 누리집에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인사말과 함께 그의 사진이 실려 있다. 자승 스님은 은사인 전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의 관할 아래 있던 관악산 일대의 연주암, 삼막사 등의 영향력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현재 ‘봉은사 직영’을 둘러싸고 대립각에 서 있는 자승 스님과 명진 스님은 실은 조계종 내에서 가장 친근한 사이로 알려졌다. 명진 스님도 지난 21일 일요법회에서 “1992년 봉암사(조계종 특별선원 선방)에서 한 철을 살고 나왔더니 자승 스님이 ‘스님을 총무원장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겠습니다’라고 말해 ‘나는 사판(행정승)엔 관심이 없으니 스님이나 하시오’라고 한 적이 있다”며 허물없는 사이였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2006년 봉은사 주지로 임명되기 전까지 조계종 민족공동체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장과 상임대표 등을 맡긴 했지만 월급 한푼 받는 직책이 없었던 명진 스님은 자승 스님에 의해 연주암 선원장을 맡아 10년 가까이 한 달에 한 번씩 연주암에서 법문을 하며 월정액을 지원받았다. 그만큼 둘은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그런 사이인데도 이번에 한마디 상의도 없이 ‘봉은사 접수’에 나선 이면에 뭐가 있지 않고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명진 스님 쪽의 생각이다.
명진 스님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만난 것도 자승 스님이 주지로 있는 연주암의 ‘부처님 오신 날’ 법회와 과천종합사회복지관 행사 등에 이은 식사자리였다고 한다. 안 의원은 자신이 가톨릭 신자인 점을 들어, 자승 스님과 만난 자리에서 불교계 예산 문제를 논의했을 뿐 다른 말을 주고받을 사이가 아님을 애써 강조하려 들지만, 이것만 봐도 자승 스님과 안 대표는 아주 가까운 사이라는 것이다. 명진 스님은 둘의 관계에 대해 “보통 이상의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현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