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스님 “MB 선거운동 대가로 총무원장 선거때 여권서 도움” 주장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26일 자승 총무원장이 2007년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적극적으로 도와줬으며, 그 대가로 지난해 말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여권의 조직적 도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이런 내용을 28일 봉은사 일요법회 때 폭로할 예정이다.
명진 스님은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07년 대선 당시 조계종 입법부 격인 중앙종회의 의장이었던 자승 총무원장이 이명박 후보의 형인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과 함께 여러 사찰을 다니며 이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선거 두 달 전인 10월13일엔 자승 의장이 이상득 의원을 데리고 봉은사에 와서 ‘이명박 후보가 봉은사 신도들에게 인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도 했다”며 “그러나 금도를 넘지 말라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명진 스님은 “당시 자승 스님이 이상득 의원과 함께 봉은사, 용주사 등 여러 사찰을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종단 지도자가 한나라당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명진 스님은 “지난해 총무원장 선거 때도 청와대와 국정원 등 여권이 자승 스님을 돕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당시 봉은사 다래헌에 사무실을 차려둔 자승 스님이 통화 때마다 이상득 의원의 이니셜인 ‘에스디(SD) 영감’과의 통화라고 말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자승 총무원장의 한 측근은 “지난번 총무원장 선거는 사실상 모든 계파의 추대를 받았는데, 왜 여권의 도움이 필요한 것인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한편 명진 스님은 이날 봉은사를 찾아온 불교단체 대표들에게 “잘못된 것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답변했다.
불교단체 대표들은 앞서 이날 오전 한나라당을 방문해 정병국 사무총장을 만나 외압설 원인제공자인 안상수 원내대표와 한나라당이 진실을 밝히고, 안 대표는 발언의 책임을 지고 정계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