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가 공인하는 만만찮은 이력
이번 봉은사 토론회에서 가장 관심을 끌 입은 단연 명진 스님(사진 왼쪽)과 영담 스님(오른쪽)이다. 창과 방패다. 명진 스님은 일요법회 때마다 1천여명의 신자들을 들었다 놓았다 할 만큼 자타가 공인하는 웅변가다.
불교방송 이사장에다 총무원의 ‘왕총무’로 불릴 만큼 파워를 자랑하는 영담 스님의 방패 또한 간단하지 않다. 1998년 은사인 고산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장이던 당시 ‘최고 실세’가 돼 고산 스님의 뒤를 이어 정대 스님(자승 총무원장의 은사)을 총무원장에 당선시켜 불교신문 사장에다 동국대 이사로 진출해 조계종의 양대 권부인 총무원과 동국대를 쥐락펴락했던 인물이다. 그는 법장 총무원장 시절부터 종권창출에 실패하자 불교계 내 야권의 선봉장으로 변신해 법장 총무원장의 총무원청사 내 불교중앙박물관 공사 비리의혹을 제기하는 등 지관 총무원장 시절까지 총무원 쪽과 치열한 싸움을 전개하기도 했다. 2005년 명진 스님과 함께 정련 스님의 총무원장 선거를 도왔던 영담 스님은 정련 스님을 제치고 총무원장에 당선된 지관 스님에 의해 명진 스님이 ‘봉은사 주지’로 임명되자, 명진 스님에 대해 배신자라며 분노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엔 민족공동체운동본부장인 명진 스님의 대북사업을 돕는 등 표면적으로는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명진 스님에게 처음 ‘봉은사 직영 결정’ 사실을 전화로 알리면서 ‘그러니 왜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진화 스님(봉은사 부주지 겸 중앙종회 총무분과위 간사)이 선각 스님(해인사 주지)을 잡으려고 했느냐’는 발언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따라서 종권과 싸우며 야권에서 외롭게 싸울 당시 자신을 지켜준 선각 스님(당시 종정 예경실장)의 비리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진화 스님이 종회에 조사특위 구성을 주도한 데 대한 응징으로 직영을 결정한 듯한 발언을 본인 입으로 해 그도 의혹 당사자의 한명으로 부각된 상태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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