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대상 입문 프로그램
유명 선승들 법문·화두점검
성철 스님이나 법정 스님 같은 출가자들만 참선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조계종이 “아니다”라고 답하고 나섰다. 현재 선방에서 하안거(음력 4월15일~7월15일) 정진 중인 2천여명의 선승들만이 아니라 일반인 누구나 참선을 통해 평화로운 내면과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수행을 소수의 출가자들만이 독점하던 시대에서 마음과 삶을 변화시키려는 대중들이 수행을 하는 ‘수행의 민주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조계종이 나선 것이다.
일반인들의 수행붐에 따라 조계종 총무원과 전통 사찰들은 다양한 템플스테이를 겸한 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이번엔 조계종이 종단 차원에서 내외국 대중들에게 선(禪)을 비롯한 수행을 전하기 위해 지난해 충남 공주 태화산 마곡사 뒤 10만㎡의 터에 연건평 1만㎡ 규모로 지은 전통불교문화원이 본격적으로 ‘참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겠다고 한다.
전통불교문화원의 ‘참선입문프로그램’은 7월10일부터 6박7일씩 8월까지 매주, 여름방학과 휴가기간이 지난 다음부터는 한 달에 한 번씩, 다시 겨울방학 기간엔 매주 진행된다.
중국 불교가 공산혁명과 문화혁명 이후 수행 전통이 끊어지다시피 했고, 일본의 선불교도 규격화하면서 명실상부한 선(禪)의 종가를 자부하는 조계종이 자랑하는 수행자들과 스님들이 대거 강사로 나선다.
조계종의 스님들이 선법문을 가장 듣고 싶어하는 선승 중 한 명인 고우 스님과 덕숭문중을 이끌고 있는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 선승들의 모임인 선원수좌회 의장을 지낸 혜국 스님이 돌아가면서 증명법사로 나서 직접 법문을 하고, 참가자들의 화두를 점검해준다.
또 조계종 기본선원장을 지낸 영진 스님과 지리산 벽송사에서 출가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선회(禪會)를 통해 새로운 선의 길을 열어온 월암 스님, 서울과 부산의 안국선원에서 폭발적으로 참선붐을 불러일으킨 수불 스님, 서강대 교수로 20여년 동안 재가참선모임인 선도회를 이끌어온 박영재 교수, 캐나다 출신 가톨릭 사제로 성철 스님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서명원 교수, 현직 치과의사로 서울대에서 처음으로 간화선 박사학위를 받은 변희욱 박사 등이 특강 강사로 나선다.
또 일주일 동안 조계종 불학연구소장 원철 스님과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 동국대 강사 서재영 박사, 박희승 간화선입문프로그램 지도강사 등이 가이드를 한다. 개인적으로 만나기 쉽지 않은 면면들로 구성된 ‘드림팀’이다.
참가자들은 조계종 최고 명강을 직접 듣고 참선도 하고 틈틈이 백범 김구가 2년 동안 승려생활을 했던 마곡사 옛길을 걷는 행선도 한다. 참가비는 숙식비를 포함해 23만원이다. 전통불교문화원장 해오 스님은 “내국인뿐 아니라 일본인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참가해 한국 선불교의 맛을 보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통불교문화원은 ‘선재 스님의 전통사찰김치 만들기 1박2일 과정’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budcc.com. (041)841-50540.
조현 기자,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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