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상암경기장서 ‘간증’…37개단체 “전쟁 일으킨 당사자” 비판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6·25 60년 평화기도회’를 놓고 계신교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개신교 보수인사들이 주축이 돼 22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 기도회에선 부시 전 대통령이 ‘자유’라는 주제로 간증하고,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용기 원로목사와 수원중앙교회 김장환 원로목사 등이 강사로 나선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2009 제주 하계포럼’ 참석차 제주를 방문했을 때 김장환 목사의 초청을 받고 기도회 참석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기도회 준비위는 취지문에서 “정작 한민족인 우리를 향해 대량살상무기를 겨눈 채 노려보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풀어버리고 민족애만을 가지고서 대하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철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회개혁실천연대, 성서한국,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개신교 37개 단체는 21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시 전 대통령의 참석을 취소하고,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순수하게 기도하는 모임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이날 회견에는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등 개신교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사상자를 낸 당사자로서 재임 내내 북한에 출구없는 적대정책을 고수해 한반도 냉전에 기름을 부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달라는 것은 역사인식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평화기도회라면 남북 양쪽 정부에 어리석은 총부리를 내려놓으라고 강력하게 권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