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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경제 약자들’에게 대공황은 현재 진행형

등록 2010-11-25 08:57

[즉문즉설 무소유의 길을 묻다]⑤ 아난다마르가 수행자 칫다다

23일 저녁 7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성당에서 생명평화결사와 <한겨레>가 주최한 ‘무소유의 길을 묻다’ 다섯번째 즉문즉설에선 인도 아난다마르가 요가수행자 칫다다(63)가 나섰다.

미국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연구원 생활을 하던 중 개인과 사회 개혁을 동시에 추구하는 ‘인도 무소유공동체’ 아난다마르가에 출가한 그는 이날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파헤치며 대안을 제시했다. 200여 청중은 그에게 마음과 의식, 죽음 등에 대해 물었고, 그는 ‘마음의 과학’이라는 요가 수행자답게 의식세계와 사후세계, 업장 해소법 등을 상세히 설명해 큰 박수를 받았다. 무소유공동체 아난다마르가의 ‘아난다’는 범어로 ‘끝이 없는 행복’이란 뜻이고, ‘마르가’는 ‘길’을 가리킨다.

-왜 경제학자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반대자가 되었나?

“자본주의는 개인의 효용을 극대화하고, 기업의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 이기주의의 극대화가 목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남을 효과적으로 착취할 수 있는가가 경제학임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다고 자본주의가 무너지겠는가?

“문제는 부의 극단적인 편중이다. 2006년 야후의 시이오(CEO)와 초임자의 임금 격차가 무려 3만배에 이르렀다.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많이 가진 자가 적게 가진 자보다 다섯배를 더 갖게 되면 사회가 불안해진다고 했다. 고소득자가 자동차나 텔레비전, 냉장고를 100대, 1000대씩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시장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요가 늘어야 실물시장이 커지고, 고용이 이루어지는데, 고소득자층은 그런 데 돈을 쓰는 게 아니라 투기수요만 창출한다. 돈을 많이 가진 이들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 않으면서 화폐 순환율도 떨어진다. 그러면 대공황이 온다. ”

-그러나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 않은가?

“지엔피(GNP, 국민총생산)가 5% 성장했다고 치자. 그러나 잘나가는 대기업 성장률은 연 10%가 넘는다. 평균이 5%가 되려면 어느 쪽엔 마이너스가 있어야 한다. 논농사 짓는 농부의 실질 소득은 10년 전에 비해 65%가 줄어들었다. 또 20대들을 보자. 지금은 대학생 평균 졸업 연도가 6년 반이나 된다. 옛날엔 4학년 2학기가 되면 취직을 했지만 지금은 6~7년 공부를 하고 토익 점수가 900점을 넘어도 취직이 어렵다.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다. 또 대기업은 신기술개발에 투자하기보다는 조그만 수익이 나는 분야까지 진출해 자영업자의 목을 조른다. 몇몇 대기업들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농민, 자영업자, 구직 젊은이들에겐 모두 대공황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목표는 이기주의의 극대화다…고성장의 반대편에선 농민·자영업자·구직 젊은이들이 부의 편중과 착취로 고통받고 있다”

-아난다마르가는 어떻게 수행하는가?

“믿음이 아니고 ‘마음의 과학’이다. 몸과 마음, 영혼(아트만)을 다룬다. 몸의 세포는 음식으로 구성돼 있다. 몸을 잘 다스려야 하나 된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 나도 만학을 해서 40대에 온갖 성인병을 다 갖고 약으로 버텼다. 아난다마르가는 채식을 하고, 한 달에 네번 단식을 한다. 처음 의사는 약을 끊으면 죽을 수 있다고 했지만 1년 만에 약을 끊었다.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약을 한 번도 먹지 않고 잘 살고 있다. 단식과 요가가 중요하다. 요가를 하는 것은 몸의 유연성을 돕는 것도 있지만 인간의 호르몬 체계를 조정하기 위해서다. 인간에겐 욕심과 두려움, 화 같은 동물적 성향이 있는데 그것은 낮은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기 때문에 나온다. 사랑, 깨달음, 자유 같은 경지를 느끼기 위해선 동물적인 성향을 자극하는 호르몬이 아니라 높은 차원의 호르몬이 나와야 한다.”

-마음의 파동으로 병도 나을 수 있는가?

“마음으로 육신적인 파동을 바꿀 수 있다. 참나에게 의지하는 그런 에너지는 가장 파워풀하다. 그러므로 참나, 즉 하느님에게 의지하는 게 가장 빠르다. 정신에너지가 나와 물질화한다. 긍정적인 마음 에너지가 암의 파동도 바꿔버릴 수 있다. 생각을 가장 높은 차원으로 가져갈 때 가장 빨리 좋아질 수 있다.”

-요가에선 우리 의식이 어떻게 이뤄져 있다고 보는가?

“의식과 잠재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눈다. 먼저 의식은 다섯가지 감각기관을 사용하는 것이다. 동물과 같다. 배고프면 먹어야 한다. 의식층은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아 움직이기 때문에 거칠다. 평화가 없다. 잠재의식은 배워서 아는 교육과 지식층이다. 나다 너다 하는 분별이 분명한 에고층이기도 하다. 무의식은 기도나 은총, 명상을 통해 경험하게 된다.”

-요가에선 죽으면 의식이 어떻게 된다고 보는가?

“죽으면 의식과 잠재의식은 관여하지 않는다. 무의식층만이 몸을 떠나게 된다. 의식과 잠재의식은 어떤 것을 보면 좋네 나쁘네 분별을 짓고 미워하고 좋아하며 에고를 형성한다. 마음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개입돼 마음을 왜곡시킨다. 그런 마음이 무의식의 무집착층에 보관된다. 불교적으로 보면 업장층이다. 이번 생만이 아니라 과거 생까지 기록된다. 카르마다. 죽으면 지난 생의 총결산을 가지고 떠나는 마음이 거기에 맞는 몸을 받는다.”

-업장이 많으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나?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잘못했으면 지금부터 잘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업장을 태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무의식층이 육체와 분리되었을 때 업장을 태우는 게 가능하다. 무의식층이 육체와 분리되는 게 죽음이다. 또 삼매 상태로 들어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종교적인 은총에 의해서도 업장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믿고 신뢰하는 분에게 모든 것을 맡기면서 마음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인간에겐 자유의지가 있다. 지금의 삶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는 자유의지에 달려 있다.”

글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여섯번째 즉문즉설] ‘민들레 국수’ 서영남 전 수사

28일 서울 서교동 ‘클럽 500’

오는 28일 오후 4시 마지막 즉문즉설에 나설 강연자는 서영남(56) ‘민들레 국수집’ 대표다. 서 대표는 1976년 가톨릭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 입회한 수사로서 1995년부터 전국의 교도소로 장기수들을 찾아다니다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에 파견돼 출소자의 집인 ‘평화의 집’에서 출소자들과 함께 살았다.

이번 즉문즉설 장소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8-17 홍대 앞(상수역 1번 출구에서 도보 3분) ‘클럽 500’(02-338-3452)이다. 즉문즉설이 끝난 뒤 생명평화잔치와 장터가 펼쳐진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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