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축제·미사 등 기념행사 풍성
근현대 한국 가톨릭의 서막을 연 가톨릭 대구대교구가 교구 설정 100돌을 맞았다.
대구대교구는 이에 따라 7일부터 15일까지 생명나눔대축제, 전시회, 강연회, 성경암송 발표대회, 청년·청소년 행사 등 다양한 경축행사를 펼친다. 15일에는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100주년 기념 감사 미사를 봉헌한다. 미사에는 파리 외방전교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교구, 대만 타이중 교구, 일본 나가사키 교구 등 대구대교구의 해외 자매 교구 관계자들이 초청된다. 대구시민운동장은 1984년 한국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사제서품식과 미사를 집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이에 앞서 대구대교구는 지난달 8일엔 대구교구 설립에 크게 기여한 민족 운동가 서상돈 선생의 흉상 제막식을 거행했고, 30일에는 일생을 한센인들을 위해 헌신한 엠마 프라이징거 박사의 팔순을 축하하는 감사 미사를 드렸다.
1784년 이승훈이 사신 일행으로 중국 베이징에 가서 세례를 받고 돌아오면서 시작된 한국 가톨릭은 1831년 조선교구가 설립된 데 이어 1911년 4월8일 조선교구가 서울교구와 대구교구로 분리되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는다. 당시 대구교구는 경상·전라·제주도 지역을, 서울교구는 나머지 지역을 관할했다. 현대 가톨릭에서 권위 있는 두개의 신문 가운데 <평화신문>은 서울대교구가, <가톨릭신문>은 대구대교구가 발행할 정도로 대구대교구는 한국 가톨릭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이후 1937년 광주교구와 전주교구가 대구교구에서 분리됐으며 57년에는 부산교구, 69년에는 안동교구가 차례로 독립했다. 대구교구가 대교구로 승격된 것은 1962년이다.
현재 대구대교구는 대구광역시와 김천, 구미, 포항, 경주, 경산 등 경상북도 남부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100년 전 2만여명이었던 교구 신자는 지난해 말 기준 45만8128명으로 늘어났다.
대구대교구의 100돌 맞이 경축 주제어는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다. 대구대교구 교구장인 조환길 대주교는 “단순한 기념행사로 끝내지 않고 새로운 100년을 향해 우리도 성서 속의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조건 없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며 참되게 살자는 의미의 주제”라며 “선배들과 순교자들이 복음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고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했던 정신을 본받아 우리도 앞으로 100년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그렇게 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조현 기자,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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