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행복나눔 파행 운영…조 목사 방조 이해 못해”
시무장로 800명 중 절반 가까이 동참…신도들 서명도
지난 20일 조용기목사 부부를 향해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로들 <한겨레>자료사진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장로와 신자들이 교회와 관련된 재단의 요직을 맡고 있는 조용기 원로목사 가족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서명취지문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성도들은 (재)사랑과행복나눔에 헌금 500억 원을 출연한 사실상 설립자로서, 최근 재단의 파행운영을 비통하게 생각한다”면서 조 목사의 가족과 이들을 따르는 인사들에게 재단 이사장, 임원 등 모든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또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조 목사의 제2기 사역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구제사역을 펼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공익법인으로, 조 목사 외에 그 누구도 재단 이사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조 목사는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의 이사장직 사퇴의사를 철회하고 교회가 추천하는 인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당초 교회의 재단 설립목적에 따라 공정하게 재단을 운영해야 한다”며 "현재 재단의 이사장과 임원으로 등재된 자들은 재단의 운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재단명의의 예금을 인출하거나 재산을 사용, 처분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고 요구했다.
장로들은 지난 24일 주일 2부 예배 직전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날 취지문엔 교회 시무장로 800여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수가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서명운동은 장로회 소속 장로들과 여의도순복음교회수호대책특별위원회 소속 장로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역장과 구역장들은 25일부터 일반 성도들에게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서명을 주도한 한 장로는 “(사)사랑과행복나눔 출연금 500억원은 교회 성도들이 100원씩, 천원씩 모아 조 목사의 은퇴후 사역을 위한 것인데, 김성혜 사모(조 목사 부인)와 조희준씨 모자가 김창대 이사장을 앞세워 이를 차지하려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면서 “조 목사가 이를 도와주거나 방조하는 것도 이해라기 어렵기에 서명운동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로는 "(사)사랑과행복나눔 갈등은 이미 법정으로 가있어 이사진이 원상대로 되돌려지지않으면 조 목사가 법정에 서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하는 것이고, 원상대로 회복되면 서명운동을 취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로 구성된 최고 의결기구인 당회는 지난 4월 조 목사와 가족의 교회 내 역할을 제한한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김성혜 총장이 무상으로 사용해온 여의도 시시엠엠(CCMM)빌딩 사무실을 환수키로 하는 등 5개항을 의결했다.
그러나 조 목사가 이에 대해 분노를 나타내며 그럴 경우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딴살림을 차릴 수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당회장(이영훈목사)앞’으로 보낸 글이 공개되고, 가족들이 당회의 결정을 이행하지 않고 (재)사랑과행복나눔 운영권을 둘러싼 김·조 모자와 현교회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장로 30여명은 지난 20일 김성혜씨가 아시아 신자들에게 설교를 하는 성회가 열린 경기도 파주시 ‘오산리 최자실 기념 금식 기도원’ 대성전 앞에서 조 목사 부부가 탄 차를 향해 “김성혜 사모는 조용기 원로목사기념관 건립비 100억원을 속히 반환하라”는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했다.
한편 조 목사 부부는 25일 제주도를 찾아 27일까지 일정으로 지교회 목사들과 회동 중이다.
조 목사 비서실장인 이원군 장로는 "장로들의 서명운동에 대해 원로목사님이 들어서 알고있지만, 일체 아무런 말씀이 없었다"고 전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