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현교회 김창인 원로목사의 세습 회개

성명서를 읽는 김창인 원로목사   사진 <뉴스앤조이> 제공

대형교회 세습의 원조격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충현교회 김창인(96) 원로목사가 세습을 공개적으로 눈물을 흘리며 회개했다.　김 원로목사는 지난 12일 경기도 이천의 한 교회에서 열린 원로목회자 예배 모임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충현교회 회복을 위한 긴급성명서’를 낭독했다.

　김 원로목사는 “목회 경험이 없고, 목사의 기본 자질이 되어 있지않은 아들 김성관 목사를 무리하게 지원해 비밀투표가 아닌 찬반기립방식으로 위임목사로 세운 것은 나의 일생 일대의 최대의 실수이며 하나님 앞에서 큰 잘못이었음을 회개한다“고 고백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출석 교회로도 유명했던 충현교회를 지난 1953년 개척했던 김 원로목사는 1980년 은퇴해 원로로 물러났지만, 1997년 뒤늦게 신학을 공부한 아들 김성관 목사에게 교회를 대물림해 세습 논란을 빚었다.

 

충현교회  사진 <한겨레> 자료

　충현교회는 그 뒤 교역자 30여명을 해고하고 장로와 집사 10여명을 제명하거나 출교해 교회는 심각한 내홍에 휩싸이며 3만5천여명이던 출석교인수도 3분의1 가량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로목사는 성명발표 이유에 대해 “시기적으로 매우 늦은 것이 틀림 없지만,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내 잘못을 한국교회 앞에 인정하고, 그와 더불어 충현교회가 회복되는 것을 나의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원로목사는 이 성명에서 “김성관 목사는 지난 4월20일 자로 은퇴 연령이 지났으므로, 12월31일부로 충현교회 당회장과 재단이사장을 비롯한 교회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고, 임기연장은 꿈도 꾸지 마라”고 밝혔다.

 김 원로목사는 지난 2000년 1월 17일 발생한 김성관 목사 피습 사건도 언급했다. 그는 “아버지가 20억을 들여서 일본 칼잡이를 고용해 아들을 죽이려했다는 거짓 설교를 수년동안 해오면서 선량한 교인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김성관 목사는 목회 정년인 만 70세를 앞둔 지난해 11월9일 임시당회를 열어 당분간 당회장직과 교회재산이 등록된 충현교회 유지재단 이사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