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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조현이만난사람

자살하려던 <해야>의 가수 조하문 목사 고백

등록 2011-07-27 17:36

                                       조하문 목사가 부인 최지원씨와 포즈를 취했다.    텔레비전 프로 <나는 가수다>에서 윤도현이 열창한 <해야>의 원곡을 불렀던 옛 가수 조하문(52)씨. <이 밤을 다시 한 번>,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등으로 1980년대를 풍미한 스타가수였던 그가 개신교 목사가 되어 나타났다.    어느 날부터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그는 38살 때 늦깍이로 신학대에 들어가 목사가 되었다. 지난 2003년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 7년동안 현지 장애인공동체와 한인교회에서 목회한 그는 최근 귀국해 <조하문의 회복일기>(홍성사 펴냄)란 책을 출간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손에 놓지않았던 기타 대신 성경책을 들고 와 국내 사역을 준비중인 ‘조하문 목사’를 지난 25일 만났다. 그는 탤런트 최수종의 누나인 부인 최지원씨와 함께 다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인터뷰 자리에 앉자마자 전화벨이 울린다. 방송국이다. 그가 귀국한 것을 알고 출연을 제의하는 전화였다. 그는 ‘가수가 아님’을 설명하느라 애를 먹는다. 이제 그에게 음악은 예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그는 변했다. 캐나다에 이민 가기 전 토론토를 방문해 질탕하게 놀던 모습을 보았던 한 교민은 그가 목사가 되어 토론토에 나타났을 때 “세상이 다 변해도 조하문이 변했다는 말은 믿을 수 없다”고 했단다.    하지만 그의 놀라운 변신은 화려한 무대 뒤 고통 속에서 이미 잉태되고 있었다. 그는 화려한 조명을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남모르는 고통 속에 있었다. 남의 눈치보지 않고 제 할일만 하던 소년의 순수함을 잃어버린 채 대중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자신이 아닌 ‘가수 조하문’으로 살아가면서 숨막히는 공황장애에 시달렸다. 화려한 불빛 아래서 돈과 명예를 향해 불나방처럼 날면서 우울증까지 심해졌다. 견딜 수 없어서 자살까지 생각하며 어둠 속에서 신음하던 그를 긴 잠에서 깨운 것은 성경 한 구절이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한복음 14장 27절)    27살부터 교회에 다니긴했지만 예수를 만나지 못했던 그가 ‘살아있는 예수’를 만나는 체험의 순간이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조명’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은 향기’에 취한 그는 가수생활을 접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된 그는 너무도 순수해진 탓에 고참 목사들에게까지 ‘예수님 말씀대로 살 것’을 권해 충돌을 야기하기도 했다. 그가 캐나다에 이민 간 뒤 처음에 교회가 아닌 ‘장애인공동체’를 택한 것도 기존교회에서 사역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인들과 살면서 순수한 그들로부터 더 큰 ‘은혜’를 받아 한인교회를 거쳐 돌아온 그는 먼저 과거 자신처럼 자살충동에 시달리는 이들을 돕는 일을 계획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자살율 1위일만큼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스피릿 레스큐어’(마음 구원대)가 되겠다는 것이다.   “내가 가끔 숨죽여 울었듯이, 지금도 남모르게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적지않을겁니다.” 그는 자신이 그같은 고통 속에서 살았기에, 그런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도울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조 목사는 “사역을 통해 유명하거나 높은 종교인이 될 생각은 없다”며 “죽을 때 ‘그 사람 괜찮은 사람이었는데…’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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