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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마을체험기
아속 창시자 포티락과 만나다
등록
2017-01-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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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왜 공동체인가
타이 아속
2.가장 ‘핫한 남자’ 포티락을 만나다
3.이윤을 포기하고 부자가 된 사람들
4.현대판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다
인도의 오로빌
5.자기로 살면 누구나 천재가 된다
미국 브루더호프
7.공부보다 청소와 요리에 더 열심인 아이
8.뒷담화 말고 앞에서 솔직하게 얘기하라
일본 애즈원
9.인간과 사회 탐구, 제로에서 시작한다
10. 아무도 명령 하지않는 일터에서 일하다
일본 야마기시
11.못난이도 잘난이도 함께 살아가는 곳
텔레비전 스타로 인기절정을 누리다
머리깎고 출가해 완전채식에 맨발
2년명상 뒤 진리실천하려 공동체마을
종단에서는 미친중이라며 파문시켜
20만평 마을엔 공장 논밭 공동식당
승려들은 마당쓸고 돌나르며 궂은일
오두막서 자고 하루 한끼 무욕의 삶
공밥,공돈으로 살찐 일반승려와 딴판
“일 않고 명상만 하는 건 베이비들
풍진 세상 더불어사는 게 붓다의 뜻
돈,물질로 행복하다면 그대로 있되
그렇지 않다면 마음의 힘 길러야”
지구상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 중 하나인 타이 방콕엔 황금빛으로 치장한 불교 사원들이 즐비하다. 그 사원들에서 돈다발을 세고 있는 승려들을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하나같이 포동포동한 승려들이 마치 면죄부나 극락행 차표라도 된다는 듯이 지폐들을 빨래집게로 집어 전시해놓고 보시를 독려한다. 그러고도 아무런 부끄러움이 없다. 누구보다 당당하다.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고타마 붓다는 계급을 타파하고 인간 평등과 해방을 선언했는데, 왜 그를 따르는 승려들은 브라만이 되어 민중 위에 군림하게 된 것일까. 그것이 타이만의 모습일까. 한국이라면 하나의 질문을 더 해야 한다.
선승들은 미혹되지 않고 여실지견(如實之見·있는 그대로 봄) 하기 위해 눈도 감지 않은 채 뜬눈으로 참선을 하면서, 왜 고통에 신음하는 중생들에게는 눈을 감은 채 일신의 안일로 ‘닫힌 생’을 보내고 마는 것일까.
방콕을 출발해 시사껫공항에 내린 비행기엔 그 의문도 함께했다. 한밤중에 도착한 시사아속에서는 우거진 숲에서 지저귀는 새들이 아침을 깨웠다. 20여만평의 드넓은 마을은 공동홀과 공동식당, 학교 등이 모여 있는 센터를 중심으로 마을사람들의 집과 공장, 학교, 숲, 논밭이 바둑판처럼 정돈돼 있었다.
시사아속의 아침은 새벽 4시에 시작됐다. 그 아침,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빗자루로 길을 쓸며 청소하는 이들의 발랄한 모습에서 내 의문도 쓸려나가기 시작했다. 그 노동의 현장엔 승려들도, 누구나 다름없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출가자들은 직접 마당을 쓸고, 돌을 나르고, 건물을 고치는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남방불교권인 타이에서 통념상 출가자들이 일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저 신자들이 주는 보시와 공양이나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출가자들의 일상이다. 그런데 아속은 달라도 너무 달랐던 것이다. 아속 내 일반인들의 집들은 멋들어졌지만, 승려들은 판자 몇 개 얽어놓은 오두막 쿠티에서 자고, 철저히 하루 한 끼만 먹고 살았다.
아속은 승려와 일반인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이다. 승려가 주인이고, 재가자는 하수인이거나 객일 뿐인 한국의 사찰 공동체와도 다르다. 6개의 마을을 비롯한 아속 공동체엔 갈색 승복을 입은 출가 비구와 비구니 100여명이 있다. 또 승복을 입지는 않지만 무소유적 삶을 실천하며 헌신하는 독신 여성들로 ‘수녀’ 격인 30여명의 시카맛, 가족들과 함께 아속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아속의 공장에서 일만 하는 노동자들, 밖에서 살지만 아속에 교사로 참여하는 사람들, 아속에서 살지만 직장은 밖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이토록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어우러져 살아간다.
시사아속에서 일하며 지낸 지 얼마 안 돼 그토록 다양한 부류가 한 울타리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힘의 원천이 솔선수범하는 승가의 지도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보통의 지도력이란 카리스마적 권위를 얘기한다. 물론 40여년 전 아속 깃발을 든 포티락(83)은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카리스마는 사이비 교주들에게도 있다. 진정한 권위란 도덕으로부터 나온다.
평상시 치앙마이의 숲속 수도원이나 방콕의 산띠아속에 머무르는 포티락이 시사아속에 들른 것은 내가 시사아속을 나오기 이틀 전이었다. 깡마르고 뼈 위에 살갗만이 씌워진 듯했다. 그 속에서 눈빛만이 형형했다. 그 포티락이 맨발로 공동체마을에서 탁발을 한 뒤 설법을 하기 위해 마루로 올라서기 직전이었다. 수돗가에서 흙 묻은 맨발을 씻기 위해 가사를 들어 올렸다. 언뜻 보이는 그의 종아리는 쭈글쭈글한 노인의 것이 아니었다. 힘줄이 불끈 솟아 있었다. 인간세상의 이기적 욕망에 홀로 맞서 싸우는 작은 거인의 결기가 보였다.
그는 타이의 주류 교단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인물이다. 한국에선 승단의 타락을 비판하는 자가 더욱 탐욕스럽게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하고, 그 욕망을 충족하지 못해 분노를 표출하기에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포티락은 철저한 계율과 무욕, 무소유로 출발한다.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것이 아니라, 무욕으로 탐욕과 맞서는 것이다.
포티락은 세상의 혁명을 외치기 전에 자신을 먼저 혁명했다. 그는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가 어렸을 때 부친은 가족을 버리고 가출했다. 어머니는 10살 때 세상을 떴다. 그 아래로 6명의 동생이 있었다. 소년가장인 그에겐 험한 세파를 홀로 뚫고 나가야 하는 무거운 짐이 지워졌다. 하지만 그는 온갖 일을 하며 동생들을 돌봤다. 또한 예술가가 되려는 자신의 꿈도 포기하지 않았다. 예술대학을 마치고 애초 그림을 그렸던 그는 작곡가와 텔레비전 프로그래머로 데뷔했는데, 단기간에 타이 최고가 됐다. 눈부신 성과였다. 그는 방콕에서 호화로운 주택에서 살며 최고급 차를 굴렸다. 근근이 생계를 이어온 6명의 동생들도 그의 돌봄으로 부유한 삶을 누렸다.
그런데 타이의 안방에서 텔레비전 스타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어느 날 그는 머리를 밀어버렸다. 완전 채식주의자가 되어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그는 “부와 명성과 안락이 왕자 고타마 붓다를 정복할 수 없었듯이 나 또한 정복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가 하얀 옷을 입고 나타나 방송일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선언했을 때 모두 그를 미쳤다고 했다.
그는 욕망이 아닌 다른 삶의 방식을 제시했다. 그러나 불교국가인 타이에서 승려도 아닌 젊은 전직 방송엔터테이너의 말을 진실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었다. 그는 자신에게 승복은 중요치 않지만, 사람들에겐 승복이 중요하다며 출가를 단행했다. 출가 전 어떤 결심을 했건 출가 후엔 승복으로 얻는 대접에 빠져 한생을 보내고 마는 게 출가자의 일생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는 당연한 행보에서 또 벗어났다. 그는 2년이 되자 명상을 마쳤다고 했다. 공부를 마쳤다는 것이다. 드디어 명상과 진리를 삶에서 증명해 보일 때가 되었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는 승가로부터도 미친 중 취급을 받았고, 파문당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이른바 고승들은 쓸모가 없다. 그들은 영적 구원도 얻지 못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잘못 이해하고 있다.”
푸미폰 국왕조차 거스를 수 없다는 불교 주류 승단에 그는 정면으로 맞섰다. 그가 가장 질타한 것은 종교를 빙자해 탐욕을 채우는 타락이었다. “당근은 이미 많은 사람이 사용했다. 내가 사용할 것은 회초리다”라고 말했다. 자신은 “아기들이 잠들게 요람을 흔들어주는 보모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자신이 먼저 깨어 있기 위해 철저히 하루 1식만 하며 계율에 철저했다. 아속의 다른 승려들도 모두 그렇게 했다. 그는 “너무도 강한 악의 흐름에 맞서야 하기 때문에 내가 엄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방콕 포스트>의 한 기자는 “타이에서 구호품을 업자에게 팔아넘기고, 미신을 이용해 돈을 벌고, 화려한 집에서 살면서 비싼 차를 타고, 보시금을 빼돌리는 승려들에겐 포티락은 가장 껄끄러운 인물이다. 그는 성상을 숭배하지도 않고 어떤 미신적인 예식도 배제하고 자신에게 철저하며 이웃에게 헌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티락이 어떤 삶을 살든, 주류 교단의 권위에 도전하지만 않았다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불교에서 그나마 고요히 마음을 챙기며 명상하는 승려들은 존중받을 만하다. 그러나 포티락은 한발 더 나아갔다. 어느 정도 명상을 하면 삶 속에서 명상하며 붓다가 말한 무욕의 평화 세상을 실현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노혁명가 포티락과 만났다. 왜 출가자들이 이곳에서는 명상을 하지 않고 노동까지 하느냐고 물었다. 그것이 밖의 승려와 아속 승려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순간이 명상이다. 일이야말로 명상이다. 일거수일투족에서 명상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온종일 생 전체를 명상만 하는 것은 베이비들이나 하는 것이다.” 그가 말한 베이비란 명상 초보자를 뜻했다. 처음엔 젖을 먹지만, 좀 더 자라면 세상의 거친 음식을 먹으며 소화해내듯이 거친 세상 속에서도 평정을 유지하면서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왜 공동체를 만들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고타마 붓다가 말한, 삶을 사는 곳이 있어야 한다. 말만이 아닌. 가르침만이 아닌 곳.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런 이기심으로부터 벗어나 살아가는 그런 곳 말이다”라고 했다.
아속을 이처럼 성공적으로 만들었는데 왜 타이 밖에까지 널리 알리지 않느냐고 물었다. “우리 자신이 먼저 아속답게 사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 우리 스스로가 잘 살면, 저절로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게 된다.”
이제 공동체 밖 세상 얘기로 나아갔다. 돈이 전부인 세상이 됐는데, 그것으로 행복해질 수 없는가 물었다. 그는 “그 상태로 행복하다면 그대로 둬라. 그렇지 않다면 물질의 힘이 아닌, 마음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느냐고 물었다. 그는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현재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짓궂게도 이번엔 내 욕구를 드러내 보이며 그를 실험했다. 설사 누군가 무소유를 얘기한다 해도 내면에 소유욕과 명예욕이 있을 수 있다. 포티락이나 아속에 대한 책자를 저희 신문사에서 번역 출판할 수 있게 출판권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오직 타이어로만 말하고 통역을 통해서만 소통했던 포티락이 이번만은 영어로 답했다. “아웃 오브 차지.”(돈 안 받는다) ‘뭘 그런 걸’, ‘얼마든지 갖다 쓰라’는 표정이었다. 허락도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불교에선 현세를 욕망이 지배하는 세상, 즉 욕계라고 한다. 그런데 욕계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는 오래전 예술가의 일을 떠났다. 그러나 그가 진정한 예술을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관념이나 허구가 아닌 예술, 실상 세계에서 이상을 하나씩 실현해가는 그런 ‘삶의 예술’ 말이다. 현실에 굴복해 구태를 답습하고 모사에 바쁜 욕계의 슬픈 ‘삶의 예술가들’에게 포티락의 삶이 묻고 있다. ‘당신은 지금 어떤 그림을 창조하고 있는가.’
타이/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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