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들이 독송…위서 견제 받아
천부경 이치 ‘도리도리’ 등 이미 일상에
한민족의 수호신과 다름 없는 백범의 해를 맞아 민족의 얼을 일깨우는 책이 나왔다. ‘주역의 종장’으로 불린 야산 이달(1889~1958)의 뒤를 이어 동양학을 가르쳐온 대산 김석진 선생(82)의 <하늘 땅 사람 이야기 대산의 천부경>(동방의빛 펴냄)이다.
일제시대 세상에 드러나 독립운동가들 사이에서 민족혼을 일깨우며 독송되기 시작해 현대에 알려진 <천부경>은 국조 단군이 우주만물의 생성 변화를 전해준 우주 원리서라는 주장과 함께 아직도 위서라는 견제를 받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연에서 왔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천부경의 이치는 이미 윷놀이와 ‘도리 도리’, ‘지암 지암’, ‘곤지곤지’ 등 아이들에게 일러주는 말 속에 이미 담겨 있다고 한다. 도리도리(道理道理)는 ‘천지가 생기고 만물이 태어난 도리를 잊지말라’는 것이고, 지암지암(持闇持闇·잼잼)은 ‘세상의 밝고 어두운 것을 구별하라’는 뜻이며, 곤지곤지(坤地坤地)는 ‘땅을 보고 하늘을 알고, 하늘과 땅의 조화 속에 음양의 조화를 배우라’는 뜻이라고 한다.
단군역사와 단군신화 논쟁에서 이를 ‘단군사화’로 부르기로 한 저자는 단군사화의 결론을 홍익인간이라 한다면 <천부경>의 결론은 홍익인간에 바탕한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이라면서 공통점은 ‘사람’이라고 했다. 하늘처럼 큰 덕을 지니고, 땅 같은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사람이 홍인(弘人)이며, 천지인(하늘땅사람)이 합일되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대산 선생의 <천부경> 81자 해석이다.
一 始 無 始 一 (일시무시일)
한(一)’에서 비롯됨(一始)이니 비롯됨이 없는(無始) ‘한(一)’이다.
析 三 極 無 盡 本( 석삼극 무진본)
세 극(三 極)으로 나누어도(析) 근본은 다함이 없다(無 盡 本)
天 一 一 地 一 二 人 一 三(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
하늘(天)은 하나(一)이면서 첫 번째(一)요, 땅(地)은 하나(一)이면서 두 번째(二)요, 사람은 하나(一)이면서 세 번째(三)다.
一 積 十 鉅 無 櫃 化 三( 일적십거 무궤화삼)
하나(一)가 쌓여(積) 열(十)로 커가니(鉅) 어그러짐 없이(無 櫃) 삼극은 조화를 이룬다(化 三)
天 二 三 地 二 三 人 二 三(천이삼 지이삼 인이삼)
하늘(天)도 둘(二)이요 셋(三), 땅(地)도 둘(二)이요 셋(三), 사람도 둘(二)이요 셋(三)이다.
大 三 合 六(대삼합육)
큰(大) 셋(三)을 합(合)하여 여섯(六)이 된다.
生 七 八 九(생칠팔구)
일(七), 여덟(八), 아홉(九)을 낳는다(生)
運 三 四 成 環 五 七(운삼사성 환오칠)
셋(三)과 넷(四)으로 운행(運)하고, 다섯(五)과 일곱(七)으로 고리(環)를 이룬다(成)
一 妙 衍 萬 往 萬 來(일묘연 만왕만래)
‘한(一)’이 묘(妙)하게 커져(衍) 만(萬)이 되어 가고(往) 만(萬)이 되어 오나니(來)
用 變 不 動 本(용변 부동본)
쓰임(用)은 변(變)하나 근본(本)은 변하지 않는다(不動)
本 心 本 太 陽昻 明(본심 본태양앙명)
사람의 본심(本心)이 태양(太陽)의 밝은 데(昻明) 근본하니(本)
人 中 天 地 一(인중천지일)
사람(人)이 하늘(天) 땅(地) 가운데(中)에 들어 하나가 된다(一)
一 終 無 終 一(일종무종일)
‘한(一)’에서 마침(終)이나 마침(終)이 없는(無) ‘한(一)’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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