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석 마지막 강의>
여든한 살 때 동광원 강의…“죽음을 이기자는 게 종교”
다석 류영모(1890~1981)의 제자 박영호(76)씨가 <다석 마지막 강의>(교양인 펴냄)를 냈다. 함석헌의 정신적 스승으로 지고한 영성을 드날렸던 다석의 육성을 녹음한 시디가 수록돼 있다. 독자들이 다석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강의는 다석이 여든한 살 때인 1971년 8월12일부터 일주일간 전남 광주에 있는 공동체인 동광원에서 수녀와 수사들에게 한 강의 녹음 테이프를 푼 것이다. 동광원은 ‘맨발의 성자’로 알려진 이현필(1913~64)이 설립한 공동체로 다석은 매년 동광원의 사경회에서 강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종교의 핵심은 죽음이다. 죽는 연습이 철학이요 죽음을 이기자는 것이 종교이다. 죽는 연습은 영원한 생명인 얼나를 기르기 위해서다. 몸이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요 몸이 죽는 것이 죽는 것이 아니다. 얼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하느님의 생명이라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영원한 생명이다.”
이런 다석의 육성을 소개하며 저자는 “류영모는 바울로의 속죄 신앙을 버리고 죽음의 철학을 단단히 하여 예수, 석가가 깨달은 영원한 생명인 얼나를 깨달았다”면서 “예수는 사랑만 가르친 것이 아니라 먼저 영원한 생명인 얼나를 깨달으라고 가르쳤다”고 밝혔다.
조현 기자
<다석의 육성강연>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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